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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친화’ 그들의 녹색 거짓말 : 그린워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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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환경인 척 속여 이윤추구

녹색(Green)과 세탁(Washing)을 붙인 그린워싱은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은 제품이지만 친환경 제품인 것처럼 표시·광고하는 행위를 뜻한다.

사람들의 관심을 얻어 판매 증진과 수익 창출을 해야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친환경 이미지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진짜가 아닌 가짜 친환경 제품을 광고하는 것이다.

기후솔루션은 지난해 SK엔무브(구 SK루브리컨츠)의 ‘탄소중립 윤활유’ 광고를 그린워싱이라고 주장하며 공정위에 신고했다. 해당 광고가 탄소중립을 내세웠는데 자발적 탄소배출권의 한계나 실제 감축량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환경부는 표시·광고 위반 조사를 거쳐 지난 1월 행정지도를 내렸고 SK엔무브는 해당 광고와 제품 판매를 모두 중단한 상태다.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도 지난 2021년 그린워싱 논란에 휩싸였다. 친환경을 내세운 ‘페이퍼 보틀 에디션’을 발표했으나 실제로는 플라스틱 용기를 종이로 두른 제품이었던 것이다. ‘Hello. I''m Paper Bottle’(안녕 나는 종이병이야)이라는 타이틀은 소비자들이 플라스틱이 아닌 종이 용기에 담긴 화장품이라고 인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됐다.

플라스틱이 아닌 종이로 만든 빨대의 등장은 친환경으로 가는 혁신적인 변화로 주목을 받았다. 스타벅스를 필두로 여러 음료 프랜차이즈들은 친환경 행보의 일환으로 종이 빨대를 도입했다. 하지만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에틸렌(PE) 등으로 내부코팅돼 있고 액체로 인해 오염된 빨대는 재활용되기 어렵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린워싱의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종이 빨대 대부분은 일반 쓰레기와 마찬가지로 매립지나 소각장으로 향한다. 자연 분해가 가능한 종이 빨대의 장점이 사라진 것이다.

■ 환경 관심 높아지며 그린워싱도 증가

이러한 그린워싱은 소비자가 목적에 맞는 선택을 하지 못하도록 혼돈을 야기하며 궁극적으로 환경 파괴를 가속화한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이에 환경부는 제품 환경성에 관한 표시 광고를 엄격하게 관리하기 위해 ‘환경성 표시 광고 관리제도에 관한 고시’를 제정해 2017년 2월 시행했다. 무분별한 친환경, 무공해 단어 표기로 인해 소비자들이 친환경 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제품을 친환경 제품으로 오인해 구매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환경부의 환경성 표시 광고 관리에도 불구하고 실제 그린워싱 사례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환경성 표시·광고 위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자 등이 친환경 제품인 것처럼 소비자를 속여서 판매한 ‘그린워싱’ 건수는 총 4558건으로 집계됐다.

2020년 110건과 비교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음에도 그린워싱이 줄어들지 않은 원인으로 법적인 제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그린워싱과 진짜 친환경 마케팅을 명확하게 가려낼 수 있는 평가체계와 판단 기준 마련되지 않는 것도 문제로 제기됐다. 진성준 의원실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년간 그린워싱 건수(4940건) 중에서 99.8(4931건)의 그린워싱은 환경부의 권고·조언을 받는 것에서 마무리됐다. 시정명령은 9건에 불과했다.

■ 지속가능하고 공정한 방식을 염두에 둔 소비

“좀 더 창의적이고 바람직한 생산 방식의 발전은 현재 소비에 대한 기술 투자가 과도한 것에 견주어 인류가 직면한 시급한 문제의 해결을 위한 투자에는 소홀한 것 사이의 불균형을 바로잡을 수 있니다. 여기에서 재사용, 개조, 재활용과 같은 현명하고 유익한 방식이 나올 수 있습니다… 생산의 다각화는 인간 지성이 창작과 혁신을 할 수 있는 폭넓은 기회를 마련해 주는 동시에 환경을 보호하고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합니다.”(「찬미받으소서」 192장)

프란치스코 교황은 「찬미받으소서」를 통해 지속 가능하고 공정한 발전 방식을 찾으려는 용기와 책임을 실천하는 것은 우리의 삶을 고귀하게 만든다고 강조한다. 생산방식 뿐 아니라 소비하는데 있어서도 신앙인들은 지속 가능하고 공정한 방식을 택해야 한다고 회칙은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위기 속에 놓인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환경을 위한 윤리적 소비를 선택하는 것이다.

환경 마크를 단 제품을 구입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환경 관련 국내 법정 마크는 총 11가지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운영하는 환경마크를 비롯해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도 제품 전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발생량을 알 수 있는 탄소성적표지를 인증해주고 있다. 비교적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마크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과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각각 운영하는 친환경농산물인증마크와 저탄소농축산물 인증마크다. 특히 저탄소농축산물 인증마크는 생산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와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한 농산물에 한해 인증마크를 부여한다. 가까운 곳에서, 싼 물건을 소비하는 것이 시간과 에너지를 줄이는 효율적인 방법일 수 있다. 하지만 울부짖는 공동의 집, 파괴된 지구로 인해 내게 불어닥칠 위기를 생각한다면 무엇이 윤리적인 선택인지 한번쯤 고민하고 선택할 필요가 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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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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