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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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화에 앞장선 이들이 펼치는 사랑·용서·평화의 파노라마

전교 주일에 읽으면 좋을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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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의 선교 사명을 되새기고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해 기도하는 전교 주일이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주님으로부터 파견된 제자. ‘복음화’에 앞장선 이들이 전하는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 용서와 평화의 메시지를 책으로 만나보자.



 



오늘 하루도 선물입니다

김하종 신부

니케북스
 

“주여, 저는 내일도 언제나 제가 수십 년 동안 해왔던 것처럼, 쌀을 씻어 안치고 국을 끓이고 설거지를 하고, 갓 지은 밥을 가난한 형제들과 나누겠습니다. 그렇게 당신을 섬기겠습니다.”(91쪽)

‘안나의 집’ 창립 25주년을 맞아 김하종(본명 빈첸조 보르도, 이탈리아 오블라띠 선교 수도회) 신부가 산문집 「오늘 하루도 선물입니다」를 펴냈다.

‘안아주고 나눠주고 의지하는 집’이라는 뜻에 걸맞게 안나의 집은 그간 배고픈 이들에게는 넉넉한 식당, 외로운 독거노인에게는 의지할 가족, 가출 청소년에게는 따스한 둥지가 되어 주었다. 그렇게 하루 평균 750명, 25년간 300만여 명에게 식사를 대접했다. 후원 회원은 1만 명, 월 5000원 소액 후원자가 대부분이다. 여기에 지자체 지원과 ‘우연히 들어오는 목돈’으로 꾸려왔다.

이 책은 오랜 시간 사랑과 헌신으로 동행한 자원봉사자와 후원자들을 위한 헌사에 가깝지만, 안나의 집을 운영하면서 느낀 김 신부의 깊은 고뇌와 번민, 감동과 희망, 사랑과 감사의 고백이기도 하다. 안나의 집을 통해 자립에 성공하거나 상처를 치유한 이들의 후기도 실려 있어 감동을 더한다.

“예수님의 부활은 도달할 수 없는 저 먼 곳의 신비로운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늘 우리가 바로 이곳에서 내 곁의 형제와 이웃들을 사랑한다면 우리들의 사랑 또한 주님이 보여주시는 태양의 빛나는 햇살과 같습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사랑’은 이해하기 힘들고 우리를 괴롭히는 어둠을 지우고, 새 삶을 선물할 것입니다.”(111쪽)

1987년 사제품을 받은 김 신부는 아시아 선교의 꿈을 품고 1990년 우리나라에 왔다. 1992년 경기도 성남에서 사목을 시작했고, 1998년 IMF 이후 급증한 노숙인들을 위해 급식소 ‘안나의 집’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2015년 특별 공로자 자격으로 한국 국적을 받았고, 2007년 고향 피안사노에서 주는 금빛 심장상, 2011년 국제나눔실천 나눔인상, 2015년 이원길 가톨릭 인본주의상, 2018년 아시아 필란트로피상, 2019년 국민훈장 동백장, 2021년 만해대상 실천대상, 인문가치대상 개인 부문 대상 등을 수상했다.



 



그리스도를 입다


안토니오 피타 신부

성염 옮김

바오로딸




“세례를 받은 사람들은 그리스도를 입었으며(갈라 3,27 참조), 나날이 주 예수 그리스도를 입으라는 권고를 받는다.(로마 13,14 참조) 특별하면서도 과감한 이 은유는 연기하는 인물의 의상을 입어야 하는 연극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부활하신 그리스도와 그리스도인 사이의 친밀한 관계를 시사한다.”(19쪽)

교황청립 라테라노대학교에서 신약성경 주해를, 그레고리오대학교에서 바오로 서간을 강의하고 있는 성서학자 안토니오 피타 신부의 해설과 묵상이 한 권의 책에 담겼다. 바로 「그리스도를 입다」.

가톨릭교회에서 가장 대표적인 선교사라 할 수 있는 바오로 사도는 열두 제자의 무리에 속하지 않았다. 주님을 직접 뵌 적이 없는 바오로는 그리스도를 따르기 위해 ‘본받음’ 또는 ‘일치’라는 패러다임을 선택했다. 이 책은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여정의 참된 의미이자 바오로 서간의 중요한 주제 가운데 하나인 ‘성령을 통해 그리스도 안에 머물기’를 강조한다.

성령을 통해 그리스도 안에 머무는 사람은 주님을 닮아간다. 사랑 자체이신 그리스도의 초대를 받아들이고 그분을 따르기 시작하면, 천천히 그리고 단계적으로 정체성에 변화가 일어난다. 그것은 온갖 상처와 인간적인 나약함 가운데서도 이루어지는 거룩한 변화의 여정이다.

“‘그리스도를 입는다’는 건 날마다 옷을 갈아입는 일과 다르다. 그것은 우리가 마침내 그분을 마주 뵙는 순간까지 계속될 ‘닮음의 여정’을 살아가며, 하루하루 ‘그리스도의 성령을 입는다’는 뜻이다.”(176쪽)


 

천국을 향하는 순례자가 만난 예수! 루카복음


곽승룡 신부 지음

기쁜소식




“‘복음을 전하셨다.’(루카 8,1) 그리스말 Evangelios(복음)은 기쁜 소식을 의미한다. (중략) 우리도 인내하며, 그리스도를 닮아 우리 안에서 그분이 활동하고 움직이는 사람이 되길 기도하자. 우리도 그리스도의 모든 선과 아름다움이 지속적으로 실현되는 복음 선포, 기쁜 소식 전달자가 되도록 살아가자.”(187쪽)

곽승룡(대전교구 태안본당 주임) 신부가 개인 및 그룹 성경공부 안내서 「천국을 향하는 순례자가 만난 예수! 루카복음」을 펴냈다. 교황청립 우르바노대학교에서 신학 박사학위를 받고 대전가톨릭대학교 총장을 역임했던 곽 신부는 “복음 전파에서 평신도가 한층 더 중요한 역할을 맡도록 부름 받고 있다”며 평신도의 효과적인 사도 활동을 돕기 위해 루카 복음을 상세히 풀어썼다. 말씀을 통해 하느님의 뜻을 깨닫고 질문과 답변, 기도와 실천의 과정을 반복하며 스스로 성찰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사랑과 혁명


김탁환

해냄




김탁환 작가의 장편소설 「사랑과 혁명」이 출간됐다. 이 책은 19세기 초 정해박해를 배경으로 스스로 목숨을 내걸고 천주교를 믿으며 ‘인간다운 세상’으로 나아가려 했던 민초들의 믿음과 사랑, 희망을 담고 있다.

정해박해는 1827년 전라남도 곡성에서 일어난 천주교 박해 옥사로, 곡성에서 비롯되었지만 그 범위가 한양까지 확산되어 500여 명의 교인이 체포되고 지독하게 고문받았다. 하지만 정해박해는 교회사에서도 기록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이에 저자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역서학서 「천주실의」,「직방외기」,「칠극」 등을 비롯한 방대한 자료 조사와 치밀한 고증, 작가적 상상력을 더해 19세기 조선에서 천주교인으로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원고지 약 6000매, 전 3권으로 엮어냈다.

1권 ‘일용할 양식’에서는 곡성 교우촌에서 마을 사람들과 함께 옹기를 만들며 사랑을 빚는 시간을, 2권 ‘천당과 지옥’에서는 천주교인과 첩자, 군관이 숨고 달아나고 쫓고 쫓는 추적의 시간을, 3권 ‘나만의 십자가’에서는 옥 안팎에서 다시 신부를 모셔오기 위한 움직임과 기다림의 시간을 재현했다.

김희중 대주교는 추천사에서 “조선 시대 순교자들은 진리에 대한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고, 하나뿐인 생명을 포기함으로써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증명하려 했다”며 “이렇게 깊이 있고 아름다운 글로 우리 선조들의 신앙과 삶을 재현해 주어서 고맙다”고 전했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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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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