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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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삼월, 책 한 권 들고 성지순례 떠나볼까

이 봄, 함께할 도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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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칩’이 지났다. 꽃샘추위가 쉽게 봄의 길을 내어주진 않겠지만, 마음은 이미 ‘꽃피는 춘삼월’이다. 책들도 일제히 ‘밖으로’ 향해본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성경 순례

허영엽 신부

가톨릭출판사




로마·이집트·이스라엘·튀르키예·그리스…. 세계적인 인기 관광지면서 그리스도교 신자라면 한 번쯤 성지 순례를 꿈꾸는 곳이다. 모리야·베들레헴·예리코·바빌론·카나·코린토 등도 성경을 통해 익숙한 지명이다. 그렇다면 헤브론·르피딤·트코아·게라사·밀레토스 등은 어떤가. 성경에 나오지만 이름도 낯선 데다 오늘날 어디인지도 잘 모를 것이다.

성경은 수천 년 전에 기록된 책이며, 그 배경은 이스라엘과 근동, 즉 유럽과 가까운 아시아의 서쪽 지역이다. 따라서 성경 속의 역사와 지리·풍습 등은 우리나라와는 전혀 다르다. 성경을 읽으며 종종 어려움에 부딪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성경 순례」는 허영엽(서울대교구 사목국 영성심리상담교육원 원장) 신부가 성경에 등장하는 주요 장소를 말씀과 함께 톺아본 책이다. 아브라함의 △성조 시대부터 △이집트 탈출과 가나안 정복 △왕국 시대 및 유배 시대 △예수님의 발자취 △바오로의 선교 여행까지 5가지 주제로 나눠 그 안에 등장하는 낯선 지명들을 엄선했다.

“키레네는 키레나이카로 불리는 중요한 고대 유적지 도시다. 현재 리비아에서 비교적 잘 보존된 고대 그리스 도시로 신전·무덤·아고라·원형 경기장·극장 등의 모습이 남아 있다. (중략) 이 키레네가 성경에 등장하는 것은 예수님의 마지막 십자가 길에서다. 로마 병사들은 골고타를 향해 오르막이 시작되는 곳에서 한 사람을 불러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게 했다. 바로 시몬이라는 키레네 사람이었다.”(228쪽)

책에는 성경 속 특정 장소에 대한 설명과 특징, 등장인물, 다른 구절과의 관계 등이 유기적으로 소개된다. 또 해당 지역의 시기별 전체적인 지도를 첨부해 이해를 돕는다.

허 신부는 “성경에 나오는 도시와 지역은 모두 저마다 독특한 역사와 특성을 지닌다”며 “우리가 그것을 알게 되면 성경을 이해할 수 있는 폭이 훨씬 넓어지고, 성경을 통해 얻는 내용도 더욱 풍요로워진다”고 전했다.

 

 

 

 


너를 이집트에서 불러내었다

김용백

꿈꾸는 요셉




「너를 이집트에서 불러내었다」는 성경에 등장하는 수많은 지역 가운데 ‘이집트’ 집약본이다.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을 이집트로 향하게 하셨고, 그의 후손 야곱과 요셉의 후손들은 430년간 이집트에 머물며 종살이를 한다. (중략) 한편, 베들레헴에서 탄생한 예수님은 가브리엘 천사의 알림으로 헤로데로부터 위험을 피해 성 요셉과 성모 마리아와 함께 이집트로 피신하여 3년이 넘는 40개월을 보내셨다.”(‘머리글’ 중에서)

지난 2001년 이집트에 첫발을 디딘 저자 김용백(스테파노)씨는 탈출기와 성가정의 행적을 찾아 이집트 곳곳을 여행하며 성지 이집트와 콥트, 그리고 여러 수도원을 탐방했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학자 오리게네스·클레멘스 등이 활동한 곳이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이며, 성 폴·성 안토니우스·성 마카리우스 등 은수자들에 의해 사막에서의 수도생활이 시작되고, 그들의 제자들에 의해 수많은 수도원이 건설된 곳도 이집트다. 아직도 50여 개의 수도원이 산재해 있다.

저자는 오랜 가이드 경험에 신앙의 시선을 더해 구약과 신약의 시작 지점에 있으며, 그리스도교 신앙의 확립과 수도원의 발달 과정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이집트에 대한 상세한 기록을 남겼다. 부산교구 신학원장 겸 부산가톨릭대학 교수 장재봉 신부가 감수로 힘을 보탰다.

 


너는 다시 외로워질 것이다

공지영

해냄




「너는 다시 외로워질 것이다」는 공지영(마리아) 작가가 2022년 가을에 떠난 순례의 여정과 그 길에서 만난 깨달음의 기록이다.

작가는 요르단 암만을 시작으로 갈릴래아 호수·요르단 강·쿰란·나자렛·베들레헴·예루살렘 등을 차례로 순례한다. 지금까지 주로 유럽의 수도원과 성지를 순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경험이다. 낯선 중동, 그것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분쟁 지역을 방문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요르단과 이스라엘 국경은 물론, 곳곳에 세워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가르는 높다란 장벽과 철조망, 또 총을 든 군인들을 마주했다. 실제로 작가가 방문하고 난 1년 뒤인 2023년 가을 두 지역 간 전쟁이 발발한다.

함께 순례했던 일행이 떠나고 예루살렘에 홀로 남은 작가는 마지막으로 샤를 드 푸코 성인의 흔적을 찾아 나자렛과 예루살렘의 클라라 수녀원을 방문한다. 화려한 세속 대신 사막의 고독을 택하고, 가장 가난하고 열악한 상황에서 오직 예수님을 닮고자 했던 푸코는 오랫동안 작가의 영혼을 사로잡은 대상이었다.



 


공소

이성호

눈빛




당장 성경에 나온 성지를 순례하는 것이 힘들다면 우리나라 신앙 선조들의 발걸음을 되짚어보면 어떨까.

「공소」는 제목 그대로 전국에 산재해 있는 공소를 답사하고 카메라로 기록한 사진집이다. 당시 불교 신자였던 작가는 무언가에 이끌려 천주교 무명 순교자들의 무덤을 찾아 나섰고, 10여 년간 당진 솔뫼성지, 팔공산 한티성지, 부산 오륜대성지 등을 찾아다니며 사진 작업을 했다. 그 과정에서 ‘공소’가 뇌리에 깊이 새겨졌다. 초가·기와집 등 여염집 모습을 하고 있어 더욱 친근했기 때문이다. 작가는 공소를 공부하게 되었고, 다시 파주 주내공소에서 제주 마라도공소까지 100여 곳의 공소를 순례했다.

전국 14개 교구별 공소 100여 곳을 흑백사진으로 기록한 이 책은 성소의 외관뿐만 아니라 종루·성모 마리아상·각종 성물을 통해 공소가 머금고 있는 신앙심을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한국 가톨릭 역사의 기억 공간’이라는 부제처럼 한두 장의 사진과 몇 문장의 글만으로도 신앙 선조들의 삶과 숱한 사연이 소환된다. 작가는 공소 작업 중 가톨릭으로 개종했다.
 

원주교구 대안리공소 내부

원주교구 대안리공소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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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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