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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 자서전 「안응칠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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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6일은 안중근(토마스) 의사(1879~1910) 순국일이다. 사형집행이 이뤄지기 열하루 전인 3월 15일, 안 의사는 빛도 잘 들지 않는 중국 뤼순 감옥에서 자서전 「안응칠 역사」(安應七 歷史·이하 「역사」)를 완성한다.

한 권의 교리서도 없는 차디찬 옥중에서, 하느님밖에는 의지할 데 하나 없는 곳에서 오직 가슴에 품고 살아온 진리를 그대로 담아낸 결실이 바로 「역사」다. 이 때문에 「역사」에는 ‘안중근’이라는 한 인간의 삶과 영혼이 오롯하게 새겨져 있다.

“천주께 몸을 바쳐 봉사하고, 천주의 의로운 아들이 돼 천당의 무궁한 복락을 누려야 한다”는 게 「역사」의 핵심이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나라와 민족을 생각하는 인간 안중근의 담대한 생각과 실천을 보여 주는 「역사」는, 안 의사의 순국으로 미완성작으로 전해 오는 「동양평화론」과 함께 독립투사이자 투철한 신앙인이었던 안중근의 삶과 정신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중요한 문헌이다.

하지만 안 의사의 죽음과 함께 「역사」는 행방불명이 됐다. 김구 선생이 남긴 「백범일지」와 쌍벽을 이루는 또 하나의 감동적 회고록은 그렇게 우리 기억에서 지워졌다. 그리고 그의 사후 거의 60년 동안 존재조차 알려지지 않았다.

1969년은 안 의사의 정신이 다시 우리에게로 돌아온 해라고 할 수 있다. 그해 근현대 한국사 연구의 권위자인 최서면(아우구스티노·1928∼2020) 박사가 「안중근자전」(安重根自傳)이라는 제목의 일본어본을 발견한 것을 시작으로 「역사」의 일본어 번역본과 한문으로 된 필사본이 잇따라 발견된 것이다. 이들 대부분은 안 의사의 마지막 길을 지켜봤을 일본인들이 남긴 것들이다. 오늘날 우리는 그것을 흔히 ‘안중근 의사 자서전’이라고 부르고 있다. 안타깝게도 안 의사가 쓴 육필 원본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런 가운데 안중근 의사의 ‘비판정본’ 자서전 「역사」가 그의 사후 110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비판정본(critical edition)이란 서양고전문헌학에서 정립된 학술 용어로, 후대 문헌학자들이 만든 ‘정본’과 원작자의 ‘원본’ 사이에 어쩔 수 없는 거리가 있음을 인정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전 일본어나 한문으로 작성된 안 의사의 글은 육필원고를 필사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판독 오류나 의미 오류 등 다양한 오류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같은 「역사」임에도 우리말로 번역할 때 편집자마다 다르게 옮기기도 했다.

이번에 새롭게 옮겨진 「역사」는 안 의사가 집필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원고를 해석과 병치해 해당 원문을 독자들이 직접 해석해 볼 수 있게 한 점이 특징이다. 따라서 이전에 나온 어떤 판본보다 정확하게 안 의사의 생애를 따라가며 그의 정신을 되돌아볼 수 있게 됐다. 신앙인 안중근을 새롭게 돌아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첫걸음을 떼게 된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으로 모순적 상황에 놓여 있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역사」는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서상덕 기자 sang@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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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1-03-02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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