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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라로 가는 비단길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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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5년, 로마의 한 성당에서 미사를 거행하고 있던 성 그레고리오 교황은 성체를 분배하는 순간 줄 서 있는 신자들 사이에서 새어 나온 웃음소리를 듣게 된다. 축성된 빵과 포도주 안에 그리스도가 현존한다는 교회의 가르침을 의심한 한 여인이 웃음을 터뜨린 것이다. 이에 그레고리오 성인은 그녀에게 성체를 주지 않았고, 그녀를 일깨워 달라고 하느님께 간청하기 시작했다. 교황이 기도를 끝내자 기적과 같은 일이 벌어졌다. 축성된 빵의 일부가 살과 피로 변한 것이다. 로마에서 일어난 이 성체 기적의 유물은 독일 안덱스에 있는 베네딕도회 수도원에 보존돼 있다.

이처럼 가톨릭교회 역사 안에 끊임없이 등장한 성체 기적은 최근까지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도미니코수도회 로베르토 코지 신부는 “성체 기적이란 하느님의 경이로운 개입이며, 이러한 기적의 목적은 주님의 몸과 피가 성체 안에 실제로 현존하신다는 믿음을 확고히 하는 것”이라며 “또한 예수님께서는 기적이 일어나기 전에도 드러나지 않게 성체 안에 계신다는 것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고 전한다.

이탈리아 10대 소년이었던 카를로 아쿠티스는 이처럼 전 세계에서 목격된 성체 기적을 찾았고 그 내용을 웹사이트에 게재해 많은 이들과 공유했다. 2006년 15살이 되던 해에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그는 “성체에 대한 사랑뿐 아니라 가난한 이들을 위한 사랑을 베풀며 평생을 신앙으로 가득 찬 삶을 살았다”고 평가받으며 지난해 10월 시복됐다. 생전에 성체를 ‘하늘나라로 가는 비단길’이라 언급했던 복자 카를로 아쿠티스. 그가 열다섯 짧은 생애 동안 예수님에 대한 사랑, 그리고 성체에 대한 사랑을 담아 발간한 「하늘나라로 가는 비단길」이 한국에 소개된다.

두 권으로 구성된 책에는 595년 이탈리아에서 시작해 2013년 폴란드까지, 총 110건의 성체 기적 현장이 담겨 있다. 특히 2006년 멕시코 틱스틀라와 2008년 폴란드 소쿠카 등 비교적 최근에 일어난 성체 기적에서는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성체가 인간의 심근조직으로 밝혀진 내용들도 살펴볼 수 있다.

책을 번역한 안봉환 신부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사제와 신자들이 성찬례 거행뿐만 아니라 성체를 가까이 모실 수 없는 어려운 이 시기”라면 “이 책이 지난날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성체 기적의 발자취를 따라 성체 안에 계신 예수님의 현존을 깊이 묵상할 수 있는 좋은 안내서가 되리라 희망해 본다”고 밝혔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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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1-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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