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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선 작가 초대전 ‘경성의 건축왕 그리고 북촌과 익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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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명소인 북촌. 삼청동과 가회동, 계동, 익선동을 아우르는 이 일대는 근대식 개량 한옥 단지가 있어 연간 100만 명의 내외국인이 찾는 곳이다.

일제 강점기 이곳에 한옥 단지를 건설한 사람은 기농(基農) 정세권(1888~1965)으로 당시 남산을 중심으로 청계천 이남에 살던 일본인들이 조선인이 모여 살던 북촌으로 진출하려 하자, 몰락한 양반과 친일 귀족의 땅과 한옥을 사들여 서민을 위한 한옥을 지었다.

정세권은 부동산 개발사업으로 큰 부를 축적했지만, 대부분을 조선물산장려운동과 조선어학회의 「조선어 큰사전」 편찬을 후원하며 민족운동에 투신했다. 그는 일제 말기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옥고를 치렀고, 그의 사업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리고 그렇게 잊혀졌다. 그렇게 역사 속으로 묻혔던 정세권은 2012년 무렵 서울대 김경민 교수가 서울의 도시계획 역사, 특히 익선동 지역을 연구하던 중 한옥 단지 개발자 정세권을 발굴해냈다.

서울 서초동 흰물결아트센터(대표 윤학 미카엘) 내 흰물결갤러리에서는 ‘경성의 건축왕 그리고 북촌과 익선동’을 주제로 정세권이 일군 북촌 한옥의 역사와 다양한 구조의 한옥을 사진으로 볼 수 있는 전시회를 열고 있다. 사진은 정세권의 손녀인 정희선(가타리나·77) 덕성여대 명예교수가 찍었다.



정 교수는 13년 전 퇴임하면서 사진을 찍으며 여생을 보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사진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하면서 할아버지인 정세권의 업적과 숭고한 가치관을 알리는 일이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카메라를 들고 북촌을 누비기 시작했고, 2017년 ‘북촌 한옥’을 주제로 첫 전시회를 열었다.

그는 이번 전시회에서 북촌 한옥의 지붕과 처마의 선, 골목길을 이루는 담장의 선과 면에서 발견한 조형적 특성과 회화적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한옥의 좁은 마당에서 올려다보는 ‘ㅁ’ 같기도 하고 ‘ㄷ’ 같기도 하며 어쩌면 ‘△’ 같기도 한 작은 하늘과 처마의 선과 면이 하늘을 만나 빚어내는 아름다움을 한지에 흑백으로 표현했다.

또 북촌의 도형적 하늘시리즈와 북촌 풍경 사진뿐 아니라 익선동 골목도 펼쳐보였다. 포토콜라주 기법을 사용해 골목길을 따라 걸으며 수천 장의 이미지를 찍은 뒤, 각 이미지 조각들을 이어 붙여 두루마리식으로 표현했다. 이 ‘익선동 이음 시리즈’는 지난해 영국 ‘파인아트 포토그래피 어워드’에서 입상하기도 했다.

전시는 7월 21일까지 진행된다.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관.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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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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