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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성화 전문 화랑 연 김숙자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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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쉼터처럼 누구나 찾아와서 그림을 통해 하느님을 느끼고 담소를 나누며 기쁨을 얻는 공간 마련은 성미술 작가 김숙자(세레나·76·제주교구 남원본당)씨에게 오랜 소망이었다.

지난 6월 18일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의귀리 한신로 228-1 현지에서 최현철(안드레아) 신부(제주교구 남원본당 주임) 주례로 거행된 성화 전문 화랑 ‘나만의 갤러리’ 축복식은 그런 김 작가의 바람이 하느님께 봉헌된 자리였다.

46㎡ 정도 규모 갤러리에는 십자가의 길 등 그가 그린 40여 점의 성화와 조형물이 전시돼 있다. 눈에 띄는 것은 가로 세로 20㎝ 크기의 정사각형 타일이 붙은 갤러리 외벽이다. ‘모든 이에게 열린 장소’를 바라는 김 작가 뜻대로, 원하는 이들은 누구나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준비됐다. 이미 여러 그림이 그려져 벽을 장식하고 있다.

“어린이에서부터 어르신들까지 방문한 이들이 잘 그리든 못 그리든 정성으로 그린 것이어서 순수함이 배어있고 그 자체로 편안함을 줍니다. 하나하나가 모여 화음을 이루는 모습이 좋아요. 한 가족이 합심해서 그린 적도 있는데, 그때는 저도 감동이었습니다.”

인천교구 가톨릭미술가회에서 활동하던 김 작가는 지난해 4월 제주에 내려왔다. 남편과 사별 후 딸의 권유로 휴양 차 왔다가 정착을 결심했다. 제주에 와서도 본당 주임신부 권유로 여러 본당에서 전시했던 김 작가는 아예 누구든, 언제든 찾아와 그림을 보고 대화를 나누는 상설 갤러리를 기획하게 됐다. 특별히 정난주 마리아 묘를 방문해서 기도할 때, 한국교회 성인들의 신앙과 자취를 새롭게 떠올렸던 그는 ‘선조들이 남긴 신앙을 생각하며 남은 생애 동안 그림으로 하느님 사랑을 전하자’고 마음먹었다.

그는 정식으로 미술을 전공한 적이 없다. 어디서 작품 만드는 것을 배운 적도 없다. 62세 때 독학으로 미술계에 발을 들여 2009년 첫 성화 개인전을 열었다. 기도와 묵상 중에 얻은 영감을 그림으로, 공예 작품으로 만들기 시작하며 성미술 작가가 됐다.

갤러리 전시 작품들은 거의 성경의 장면들을 바탕으로 한다. 그래서 방문객들에게 그림 설명을 하는 시간은 그 자체로 함께 말씀을 묵상하는 시간이 된다. 오랫동안 방문 교리를 비롯한 교리교사로도 활동했던 김 작가는 “냉담 교우들도 많이 찾아오는데, 신앙 이야기를 터놓으며 마음을 나누게 될 때는 주님 도구로 쓰임을 받는 듯 성화 갤러리를 마련한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에게 그림은 신앙과 삶의 흔적이며 기도다. “기도가 없으면 그림이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제가 지은 영적인 그림 농사를 많은 분이 보시고 하느님 사랑을 마음에 채우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이곳을 통해 재능도 나누며 더욱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갤러리는 벌써 입소문이 나서 매일 꾸준하게 방문객들이 찾아오고 있다. 김 작가는 앞으로 “다양한 모습의 성인들을 그려서 세상에 소개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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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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