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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종 30주년 맞은 고(故) 이남규 화백 명맥 이어가는 스테인드글라스공방 ‘루크글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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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한국 스테인드글라스의 선구자 고(故) 이남규 화백(루카, 1931~1993) 30주기가 되는 해다. 서양화가인 이남규 화백은 1968년 한국인 최초로 우리나라에 스테인드글라스 공방을 시작했고, 이후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과 중림동약현성당, 혜화동성당, 가르멜 수도원을 비롯해 공주제일교회, 정동교회 등 성당 및 개신교회 건축물 60여 곳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제작해 교회 내외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그의 작품 수는 500여 점에 이른다. 서울대교구는 올해 ‘서울주보’를 통해 이 화백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재조명하고 있다.

서울 성북동에 있는 루크글라스(원장 박정석 미카엘)는 이 화백이 시작한 ‘이남규유리화공방’의 명맥을 이어 스테인드글라스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이 화백 선종 후 작품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는 것을 안타까워했던 박정석 원장이 작품을 보수하고 이 화백의 작품을 알리기 위해 2000년 다시 공방을 열었다. 박 원장은 이 화백의 사위다.

박 원장은 “성당을 재건축하면서 이 화백의 작품들이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웠다”면서 “유족의 입장에서 이대로 두면 이 화백의 스테인드글라스 역사 자체가 없어지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공방을 다시 열었다”고 말했다.

이후 이 화백의 작품 복원, 새로운 스테인드글라스 작품 제작 등의 활동을 하며 루크글라스는 스테인드글라스 교육에도 나서기 시작했다. 2004년부터 가톨릭미술아카데미와 함께 ‘생활 속의 성미술’을 모토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교육하기 시작했고, 이후 독자적인 교육 커리큘럼으로 기초반과 심화반, 연구반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약 50명이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박 원장이 공방을 다시 열 때만 해도 스테인드글라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그리 크지 않았다. 유리라는 소재로 작품을 만드는 만큼 접근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원장의 노력 때문이었을까? 다양한 매체에 루크글라스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이 소개되고, 최근 레트로 열풍이 불면서 전등 갓등에 스테인드글라스가 많이 활용되는 등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연구반에 참여하고 있는 주상현(42)씨는 “유럽 여행 중 성당에서 스테인드글라스를 접하면서 나도 한번 만들고 싶었다”면서 “배울 곳을 찾다가 루크글라스를 알게 됐고 현재 6년째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크글라스에서 8년째 작업하고 있는 조은비(예비신자·33·서울 성산동본당)씨는 “금속공예를 하다가 공간을 물들이는 빛인 스테인드글라스에 빠지게 됐다”면서 “요새 디지털 미디어 아트가 유행인데 원조는 스테인드글라스인 것 같다”고 전했다.

박 원장은 “스테인드글라스의 본질은 빛이고 중세 때부터 빛은 신이었다”면서 “빛을 통해 신의 존재를 느끼고 묵상하는 것이 스테인드글라스”라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를 이어간다는 것은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빛이신 신을 만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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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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