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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때 이런 음악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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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셀름 그륀 신부 지음/이장규 신부 옮김/184쪽/1만5000원/분도출판사

모든 이별은 아프지만, 세상을 떠난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가족과 친지들은 대개 고인이 떠난 후에야 작별 인사를 제대로 나누지 않았음을 깨닫고 아파한다.

안셀름 그륀 신부는 고인에게 작별 인사를 하는 한 가지 방법으로, ‘그가 좋아하던 음악이 무엇이었나?’를 떠올려 보는 것과 함께 “이별에 관한 음악을 들으라”고 권한다. 그리고 슈베르트의 현악 5중주 다장조 중 제2악장 아다지오를 소개한다. 슈베르트가 죽기 몇 주 전 작곡한 이 곡은 사람들에 대한 이별을 고하는 것뿐만 아니라 삶에 고하는 작별의 음악이다. 그륀 신부는 곡을 들을 때 세상에 건네는 작별 인사를 선율 속에서 따라가는 한편 ‘나를 기다리는 이별을 받아들인다’고 들려준다.

“음악은 늘 제 인생과 함께한다”고, “음악은 저를 깨어 있게 한다”고 고백할 만큼 음악에 젖어 살아가는 그는 일년내내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음악을 찾곤 한다. 자신을 들여다보면, ‘지금 듣고 있는 음악이 기분에 대한 대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는 것이다. 슬프거나 짜증나거나 장례식에서의 추도사가 계속해서 마음에 남아있는 때면 ‘어떤 음악이 지금 나를 변화시켜 줄까?’하고 마음의 소리를 듣는다.

이 책은 이런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감정을 변화시켜 주는 음악의 힘에 대해 말한다. ‘나를 변화시키는 음악’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사랑과 기쁨의 내적 원천으로 이끌어 주는 걱정, 죄의식, 기쁨, 갈망, 외로움 등 여러 감정과 상황에 어울리는 음악을 알려주고, 그 감정을 변화시키는 음악의 가치와 도움에 대해 밝힌다.

그에 따르면 바흐의 음악은 우리 중심에 있는 사랑의 내적 원천을 만나게 한다. 근심, 걱정, 분노, 실망 등으로 더럽혀지곤 하는 마음 안에서 이 사랑의 원천을 찾는다면 우리는 변화될 수 있다.

“바흐는 아름다운 음악으로 우리를 그저 이상적인 세상으로 인도하지는 않습니다. 바흐의 작품에서는 인간의 심연과 절망 그리고 곤경도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음악은 이 심연을 변화시킵니다. 아름다움은 변화시키고 치유합니다.”(167쪽)

아울러 그륀 신부는 전례주년에 따른 자신만의 음악 예식을 설명하며 시기별로 즐겨 듣는 곡들도 알려준다. 그에 대한 소개와 설명, 곡의 의미 등을 눈으로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각 전례시기의 의미가 음악과 어우러져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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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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