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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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개와 절제로 그리스도의 부활 준비합시다

사순 시기 읽을 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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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수난에 동참하고 부활을 준비하는 사순 시기다. 일상에서 회개와 보속, 절제와 희생의 삶을 되새길 수 있는 책들을 골라봤다.

 


교황 베네딕토 16세 창조론 / 베네딕토 16세 / 조한규 신부 옮김 / 가톨릭대학교출판부



“성경의 모든 것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일까요? 실제로 어떤 신학자는 얼마 전에 창조라는 것이 이제는 비현실적 개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간의 지성을 생각했을 때 이제는 더 이상 창조에 관해서 말해서는 안 되고, 대신 돌연변이나 자연 선택에 관해서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성경의 말씀들은 과연 참된 것일까요?”(33쪽)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독일 뮌헨-프라이징대교구장이던 1981년 뮌헨 주교좌 성모대성당에서 행한 네 번의 사순 특강이 책으로 엮여 번역·출간됐다. 1996년 출간 당시 독일어 원제는 「Im Anfang schuf Gott: Vier Predigten ber Schpfung, Fall und Konsequenzen des Schpfungsglaubens(한 처음에 하느님께서 창조하셨다: 창조와 타락에 관한 네 개의 강론과 창조 신앙의 결론)」으로, 이번에 국내에서는 「교황 베네딕토 16세 창조론: 창조와 타락에 관한 네 개의 사순 특강」으로 소개되었다.

저자는 1980년대 이미 교회 내에서 창조 신앙에 대한 논의와 관심이 사라지고 있고, 교회 밖에서는 자연과학적 사고방식의 영향으로 전통적 창조 교리가 위협받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고 밝힌다. ‘무로부터의 창조’(creatio ex nihilo)라는 교리는 세계가 영원한 과거로부터 존재해온 것이 아니라 과거의 특정한 시점에 생성되었고, 그 생성도 ‘무’(無)로부터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이는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이 받아들인 창조 개념이고, 그리스 철학을 비롯해 그 당시 어떤 문화권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설명이다. 또한 그리스도교는 ‘지속적인 창조’(creatio continua), 즉 하느님께서 창조 이후에도, 지금도 계속해서 창조적 힘을 유지하고 계신다는 의미다.

저자는 그리스도교 신학 내에서 창조에 관한 문제가 더 관심을 받고, 이를 통해 그리스도교 신학과 신앙의 발전을 기대하며 △창조주이신 하느님 △성경의 창조 이야기가 주는 의미 △인간의 창조 △죄와 구원 △창조 신앙의 결론 등 5개 장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말씀처럼, 사랑을 배우다 / 송성호·강은형 / 리북

「말씀처럼, 사랑을 배우다」는 꼰솔라따 선교수도회의 한국 첫 평신도 선교사인 송성호(토마스 데 아퀴노)·강은형(로사) 부부의 아프리카 선교 에세이다. 가톨릭대학생회에서 만나 3년 연애 후 결혼한 이들은 아이들을 낳고, 각자 사회생활을 하고, 성당에 다니던 보통의 부부였다. 어느덧 은퇴기를 맞은 부부는 아프리카 탄자니아로 떠나 만 3년을 살았다. 해외 선교를 통해 새로운 삶의 의미를 더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부부는 낯선 곳에서 험한 바람과 출렁이는 파도를 만났지만, 그 안에서도 엄마 등에 업혀 잠든 아기처럼 깊은 평화와 감사, 충만함을 느꼈다. 낯선 길을 기꺼이 나섰을 때만 볼 수 있는 새로운 풍경의 아름다움과 비우고 맡기니 오히려 풍성하게 차오름을 경험했다.

이 책은 ‘왜 가게 되었는가?’를 시작으로 초기의 당혹감과 좌절이 왜 일어났고 어떻게 극복했는지, 선교사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등 선교사로서 부부의 생생한 체험, 신앙과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 있다.

“그저 부르심을 받았고, 파견되었으며, 가서 살았다. 우리의 삶 안에 진정한 사랑이 있었다면 몇 알의 씨앗이 심겨져 자라고 있을 테고, 그렇지 않았다면 헛일을 한 셈이다. (중략) ‘사람에게는 불가능한 것이라도 하느님께는 가능하다.’(루카 18,27) 그러니 우리가 초보 선교사로서 소임을 마무리할 수 있는 것은 성령의 인도와 도우심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 고백한다. 만약 한국의 익숙한 환경에서만 살았다면 우리가 어떤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문화적 배경으로 오늘의 ‘나’가 되었는지 의식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어떤 환경에서도 잘 살 수 있을 거라는 교만함은 아마 죽을 때까지도 깨닫지 못하고 지속되었을지도 모른다. 이 또한 하느님의 은총이다.”(‘에필로그’ 중에서)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 / 이소연 / 돌고래

“새 옷에 만족하는 유효기간은 턱없이 짧았다. 어쩌면 옷이 많을수록 더 화가 났는지도 모른다. 옷이 이렇게 많은데 입을 옷은 없다니? 쇼핑은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방식으로 내 삶을 고립시켰다.”(27쪽)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는 기쁘나 슬프나 옷을 사다, 2019년부터 새 옷을 사지 않는 ‘제로웨이스트 의생활’을 실천하며 해양환경단체 시셰퍼드 코리아에서도 활동 중인 저자의 기록이다. 개인의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패션이라는 명분하에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착취적 현실을 탐구하고 고발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옷은 해마다 1000억 벌 이상 만들어지고 330억 벌씩 버려진다.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산업용수 폐수 중 20가 직류 처리와 염색 과정에서 발생한다. 패딩 점퍼 생산에 동원되는 오리는 생후 10주부터 평생 동안 가슴 털을 뽑히다가 죽음을 맞는다.

저자는 옷의 생산·유통·폐기 등 패션업계 안팎의 현실과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우리의 의생활을 낱낱이 고하며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실천 방법을 본인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안내한다. 멋을 내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다. 옷을 사고 싶을 땐 중고품부터 찾아보고, 유행은 돌고 보니 부모님 옷장도 살펴보고, 옷을 눈에 보이게 잘 정리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며, 무엇보다 자신의 취향을 분석하는 과정이 선행될 것을 강조한다.

 

나는 소고기입니다 / 김주연 글 · 강혜원 그림 / 씨드북

손질된 고기를 먹으면서 그 고기를 내어준 동물이 한때는 생명을 가진 존재였음을 인식하는 사람이 있을까? 「나는 소고기입니다」는 한 소가 태어나 고기가 되어 우리 식탁에 오르기까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 따뜻한 그림과 함께 따라가 보는 책이다. 세상을 향한 호기심과 반가움, 두려움 등 소의 담담한 목소리와 소의 시선에 비친 풍경을 통해 농장 동물의 짧은 삶을 함께 체험해 볼 수 있다.

채식을 하자거나 모든 소를 자연 방목하여 키우자는 얘기는 아니다. 그저 고기 요리가 어떤 생명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것임을 한 번쯤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또 원래부터 고기였던 것이 아니라 숨 쉬던 생명이었다는 사실을 떠올린다면 식탁을 대하는 우리의 마음가짐도 달라지지 않을까.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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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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