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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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타사르, 죽음의 신비를 묵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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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라면 죽음은 피할 수 없다. 그 사실을 알면서도, 죽음이 오면 모든 것이 끝나는 것으로 보이기에 인간은 죽음을 피하고 싶어하고 영원을 갈망한다. 피할 수 없는 이 역설에 어떻게 답할 것인가. 과연 죽음에서 영원으로 나아가는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까.

책에는 20세기 위대한 신학자로 꼽히는 한스 우르스 폰 발타사르 추기경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 담겨있다. 발타사르 추기경은 제1장 ‘죽음을 향한 생명’에서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 성장하기까지 자신의 자아를 발견하는 과정을 살핀다. 그리고 삶의 유한함을 깨달은 인간이 어떻게 그것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는지 알려준다. 구체적으로 여러 유명한 예술가가 남긴 작품을 사례로 들며 영원에 대한 인간의 갈망을 드러낸다.

다음으로 그는 그리스도교적 전망 안에서 죽음을 바라본다. 인류에 대한 예수 그리스도의 사명, 죽음, 부활을 통해 하느님은 어떻게 죽음에서 영원한 생명을 이끌어 낼 수 있었는지 밝힌다.

“예수님께서는 죽음을 통해 당신을 내어 주심으로써 가장 수준 높은 생명의 상태에 이르셨다”며 “그러므로 그분께서 누리시는 생명은 죽음을 대면해야 할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죽음으로 깊이 각인된 생명”이라고 강조한다.

발타사르 추기경은 죽음에서 끌어낸 생명을 이야기하며, 특히 신약성경을 깊이깊이 묵상하는 가운데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삶과 죽음을 이해하는 방식이 새롭게 드러난다고 전한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죽음을 단순한 육체적 종말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으로 가는 관문으로 변화시켰다. 이런 관점에서 죽음은 패배가 아닌, 더 완전하고 심오한 존재로 나아가는 단계다.


“예수님 활동과 수난은 궁극적으로 죽음 안에서 하나가 되어 드러난다. 이 사명을 완수하는 예수님의 살아있는 육체는 세상의 예술과 사랑을 넘어서는 최고의 작품이다. 우리 인류의 역사에서 가장 끔찍했던 실재가 바로 이 육체를 통해 극명하게 현실적으로 드러났으며, 동시에 거기서부터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변화되었다.”(본문 중)

결국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은 우리에게 죽음을 넘어서는 희망을 발견하게 한다. 두려움으로 다가왔던 죽음 너머의 희망을 주님의 수난과 죽음, 부활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그 희망을 지니고 그리스도인의 사명을 실천하는 것이 어떻게 영원한 생명으로 이르는 길이 될 수 있는지 깨달을 수 있다.

마지막 장인 제3장, ‘죽음을 통해 하나가 되다’에서 발타사르 추기경은 ‘성인들의 통공’ 신비를 전하며 지상 교회와 천상 교회가 하나 되는 가운데 그리스도인이 지녀야 할 모습을 말한다. “우리의 죽음은 이 세상을 정화하는 봉사의 삶이자, 삼위일체적 사랑에 다가가는 여정”이라는 것이다.

주님 부활을 기다리며 사순 시기를 보내는 이때 이 책은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라고 하신 예수님 말씀을 되새기며 죽음의 의미를 새롭게 받아들이고 죽음에 담긴 ‘신비’를 묵상해 보게 한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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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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