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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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희 신부의 영화 속 복음 여행] (13) 영화 속의 협력자- 바이론 하워드 감독의 애니메이션 "볼트"

나와 너의 관계 안에서 마주하는 깨달음과 삶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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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를 `영웅의 여행`이라는 관점에서 보게 되면 영화 장르나 내용은 다를지라도 이들 영화에서는 반복되는 동일한 주제와 일정한 흐름을 발견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영화 속 주인공은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자신이 살던 편안한 일상적 세계를 떠나야 하는 소명을 받고 도전적인 미지의 세계로 위험을 감수하고 여행을 하게 된다.

 그런데 그 여행이 만만치 않아 위험에 처하기도 하는데 그 가운데 위협을 가하는 적대자와 만나기도 하고, 반면 도와주는 협력자를 만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정신적으로 이겨내기 힘든 상황에서 방향을 제시해 주고 격려하는 협력자, 이른바 멘토를 만나고 나서야 영웅은 비로소 새로운 결심과 더불어 더 적극적 태도로 힘든 여행에 임하게 된다.


 
▲ 드라마 속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는 볼트, 그리고 서로 다른 입장에서 그에게 조언을 하는 고양이 미튼스.
 

 
▲ 볼트와 햄스터 라이노.
 
 
 결국 영웅은 죽을 고비까지 갔다가 위기를 극복하고 마침내 소명을 이루고 큰 깨달음으로 다시 일상세계로 복귀한다. 소명을 완수하는 것은 영웅의 몫이기도 하지만 영웅의 이러한 소명은 협력자, 정신적으로 혹은 물리적으로 그를 도와주는 멘토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영화 속 멘토의 역할, 멘토가 어떻게 영웅을 협조하는지 월트 디즈니에서 제작한 `볼트`에 주목해보자.

 2. `볼트`는 영화 속, TV 드라마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개로, 계속되는 시즌 드라마에서 매번 자신의 주인이자 파트너인 `페니`를 악당들에게서 구해내는 역할을 한다. 적어도 드라마에서 그는 초능력을 지닌 개다.

 드라마가 시작되면 온갖 위험천만한 일들이 벌어지지만 그런 일들이 볼트가 움직이는 순간 저절로 해결된다. 볼트가 지나는 곳이면 굳게 닫힌 철문이 저절로 열리고, 발길이 닿는 곳에 여지없이 초능력이 발휘되어 땅이 꺼지고 악당들의 차가 뒤집어진다. 노려보기만 해도 악당들이 혼비백산하며 쓰러질 뿐 아니라, 일명 `슈퍼 멍멍` 폭풍으로, 한번 짖기만 하면 거대한 폭풍이 일어나 모든 것이 무너져내린다.

 이렇게 볼트는 마침내 악당을 물리치고 자신을 사랑해주는 페니를 구출하는 임무를 완수한다. 볼트는 그런 자기 자신을 `슈퍼독(Super Dog)`이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무척 대견해하며 행복해한다. 그러나 사실은 그것이 전부 TV 드라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라는 것을 오직 볼트만이 모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촬영장 안에서 초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하던 볼트에게 시련이 닥쳐오는데 어느날 우연히 촬영장에 있는 택배상자에 빠지는 바람에 그만 할리우드에서 뉴욕 한복판으로 배달된 것이다. 볼트는 그곳이 어딘지도 모르고 당장 페니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되돌아가려고 하지만 여기저기 좌충우돌하며 이해할 수 없는 일들만 겪게 된다. 믿을 거라고는 TV 속에서 보여주던 멋진 전투 기술과 초능력밖에 없는데, 그것마저도 볼트의 착각일 뿐 그가 뛰어든 현실 세상에서는 그냥 우스꽝스러운 행동일 뿐이다.

 겨우겨우 그는 길거리에서 돌아다니는 `미튼스`라는 고양이를 만나게 되는데, 왕년에 사랑 받던 고양이였지만 사람들에게서 버림받고 좀 까칠해진 고양이다. 볼트는 미튼스를 협박하여, 미튼스의 안내를 따라 할리우드로 돌아가려는 장대한 계획을 세우고 여행을 떠난다. 처음에 미튼스는 볼트의 허황된 착각과 영웅심에 의아해하다가, 이내 볼트가 TV드라마의 주인공이라는 것을 알고, 그에게 현실을 자각하도록 일깨운다.
 
 미튼스 : 생각해봐. 길을 떠나면서부터 한 번도 네 초능력이 먹힌 적이 없잖아. 더구나 생전 처음으로 배도 고프고 피도 흘렸어. 게다가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몸에다가 번개 모양을 새기고 태어났다는 것이 말이 돼? 그건 분장사가 그린 마크야.


 마침내 볼트는 자신의 몸에 새겨진 번개 모양의 문신이 물에 젖어 발에 묻어나는 것을 보고, 슬픈 표정으로 자기가 평범한 개라는 사실을 인정한다. 그렇다고 해서 고향으로, 페니 곁으로 돌아가는 것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점차적으로 볼트는 현실에 적응해나간다. 볼트는 미튼스가 가르쳐준 대로, 지금까지 해본 적이 없는, 애교의 표정, 그야말로 자신의 이미지를 구기는 것에 겨우겨우 동의하면서도 한편으로 사람들에게 음식을 구걸하는 법을 배우며 평범한 생활의 즐거움도 알아가게 된다. 혀를 드러내고 바람을 맞는 것 등…. 약간의 품위를 포기하면 평범한 개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그런 행동이 예기치 않은 흥미로운 사건과 자유를 체험하게 해준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볼트가 미튼스를 만나 서서히 자신이 평범한 개라는 현실을 인정해나갈 때, 또 하나의 동료를 만나게 되는데, 그는 엄청난 TV마니아이자 볼트가 나오는 드라마의 열혈 팬인 햄스터 `라이노`다. 라이노는 볼트를 보는 순간, 볼트의 숭배자로서 그를 따르는



가톨릭평화신문  2012-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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