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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읽는 영성] 1. 사랑 없이는 어떤 삶도 의미 없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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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호부터 영성서적을 통해 영성가들이 말하는 삶의 지혜와 가치를 살펴보는 `책으로 읽는 영성`을 시작한다.

사랑 안에서 나를 찾다(상)

 (안셀름 그륀 지음/성바오로)

 사랑. 단 두 글자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크고, 넓고, 깊다. 따뜻하고 눈물겹고 아름답지만, 두렵고 떨리고 슬프기도 하다.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흔한 말이지만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 그 무언가를 지니고 있다. 사랑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기꺼이 내놓을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세계적 영성가 안셀름 그륀 신부는 「사랑 안에서 나를 찾다」(성바오로/2007)에서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세계적 영성가에게도 그 흔한 사랑은 어려운 주제였다.
 "친구들이 내게 `사랑에 대해서도 한 번 써보게!` 하면서 벌써 여러 차례 권했지만, 나는 그때마다 사랑이란 말이 왠지 내가 다루기에는 너무 심오한 의미를 지닌 것 같아 거듭거듭 사양했다. 사실 `사랑`이란 말만큼 많이 사용되면서도 잘못 사용되는 단어도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안셀름 그륀 신부는 결국 사랑에 관해 쓸 수밖에 없었다. 다른 그 무엇도 아닌 사랑이니까.
 사람은 무엇으로 살며, 무엇을 먹고 사는가? 이 오래된 물음에 안셀름 그륀 신부는 `사랑`이라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사랑이 없는 삶은 견디기 힘든 지옥과 같다"고 했다.
 "물론 사랑 없이도 훌륭한 업적을 이룰 수 있고, 유명해지거나 대단한 존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사랑 없이는 충만한 삶을 살지 못한다. 사랑이 없는 삶은 차갑고 공허할 뿐이다."
 안셀름 그륀 신부는 사랑이 다양한 감정과 맞닿아 있음에 주목했다. 사랑은 행복과 만족, 감사와 이해로 꽁꽁 무장해 그 어떤 시련에도 흔들림 없는 자세를 유지하지만, 미움과 질투, 의심과 기대와 같은 감정 앞에선 한없이 약한 모습을 보인다. 사랑이 얼마나 복잡한지를 체험한 이들은 순수한 사랑을 동경하게 된다.
 순수한 사랑, 조건 없는 사랑, 영원한 사랑의 대표주자는 역시나 예수 그리스도다.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는 죽음에도 깨지지 않는 사랑의 강인함을 말해준다. 죽음을 맞이해도 사라지기는커녕 오히려 완성되는 역설이다.
 하느님 사랑을 온몸과 마음으로 체험하지 못했다면 그 사랑은 허공에 울리는 메아리와 같다. 안셀름 그륀 신부는 체험 없는 하느님 사랑에 대해 "그저 사람들이 어디서나 읽을 수 있는 진부한 말이 되어 누구에게도 감동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고 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기에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다는 것은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기 때문이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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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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