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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읽는 영성] 4. 고독 속의 명상

침묵이 기도로 가득찰 때 하느님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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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독과 침묵은 떼려야 뗄 수가 없다. 책 제목처럼 `고독 속의 명상`을 위해선 반드시 침묵이 뒤따라야 한다. 토마스 머튼 신부는 "고독한 생활은 침묵의 생활"이라고 했다.

 침묵은 단순히 입을 다물고 있다고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침묵의 핵심은 하느님을 발견하는 데 있다. 하느님과 교류가 없는 침묵은 교만한 고립만 불러일으킨다.

 침묵은 겸손해야 한다. 머튼 신부는 "겸손의 언어는 너무나 단순하고 너무나 상냥하고 너무나 빈약한 까닭에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하느님의 침묵으로 나아간다"며 하느님 응답에 귀 기울이며 기다리는 겸손한 침묵을 당부했다.

 머튼 신부는 또 "침묵을 깨트리는 것은 말이 아니라 자기의 말을 남이 들어주기를 바라는 조바심"이라면서 "오만한 사람의 말은 다른 모든 이들을 침묵 시키고 그들이 그 말에만 귀 기울이도록 강요한다"고 지적했다.

 "쓸데없는 말로 우리 삶을 다 낭비해 버린다면 우리는 그 무엇도 듣지 못하고 그 무엇도 되지 못할 것이다. 종국에 가서는, 할 말이 생기기도 전에 모든 것을 다 말해 버렸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결단의 순간에 가서는 말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침묵을 더 이상 침묵이라 느끼지 못하는 자유로운 상태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온 삶이 기도가 된다. 침묵이 모두 기도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때에 우리는 매 순간 함께 계시는 하느님을 체험할 수 있다.

 머튼 신부는 "어떤 사람이 정말로 하느님과 단둘이 있고 싶어 한다면 바로 그 순간 그는 하느님과 단둘이 있게 된다"고 했다. 그가 있는 곳이 시골이든 도시든, 수도원이든 아무 상관이 없다.

 머튼 신부는 "고독한 삶의 가장 훌륭한 결실은 감사하는 마음"이라 했다. 고독으로 깊이 들어가면 갈수록 모든 것의 선(善)함을 더욱 명확히 보게 되고, 하느님 자비하심을 온전히 느끼게 되기 때문에 감사의 기도가 저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머튼 신부는 이렇게 감사기도를 드렸다. "오 나의 하느님, 내 마음이 드리는 사랑, 있는 그대로의 내 마음의 사랑, 한 인간의 마음이 드리는 사랑을 당신께서 원하셨음을 나는 마침내 고독 속에서 알았습니다. 버림받고 부서지고 가난한 한 인간의 가슴이 드리는 사랑을 당신께서는 가장 기뻐하시며, 그 사랑이 당신의 연민어린 시선을 끈다는 것을 당신의 크신 자비로 인하여 나는 알았습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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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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