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9일
생명/생활/문화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서석희 신부의 영화 속 복음여행] (15) 절망의 끝자락에서 건져올린 새로운 희망 노래

영화 속의 음악- 스티븐 헤렉 감독의 ''홀랜드 오퍼스'' 톰 후퍼 감독의 ''킹스 스피치''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 음악 수업을 하는 홀랜드 선생님.
 
 
1. 영화에 사용되는 음악을 `OST`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Original Sound Track`의 줄임말로 통상적으로 `영화음악` `사운드트랙`이라고 하기도 한다. 거의 모든 영화들은 음악을 사용한다. 이 음악에는 기존의 곡을 빌려와 사용하는 `삽입곡`과 특정한 영화를 위해 작곡가가 직접 작곡한 `창작곡(스코어, Score)`이 있다.

 삽입곡이든, 창작곡이든 이들 음악들은 때때로 영화 속 인물들의 내면을 표현해 주기도 하고, 영화 주제를 드러내주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기도 한다. 때로 `왜 하필이면 이 음악이 이 장면에서 나올까`를 생각하면서 영화를 보면 영화 속 이야기의 흐름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생각지도 않게 깊은 묵상에 이르기도 한다.

 이런 맥락에서 영화 `홀랜드 오퍼스`(Mr. Holland`s Opus, 1995)와 `킹스 스피치`(The King`s Speech, 2010)에서 삽입곡으로 사용한 베토벤 작곡 `교향곡 7번, 2악장 알레그레토`(Symphony No.7 In A Major, Op.92 - II. Allegretto)에 주목해보자.



 
▲ 심리치료사의 도움을 받는 조지6세.
 
 
 2. `홀랜드 오퍼스`는 위대한 작곡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글렌 홀랜드라는 사람이 겪어야 했던 30여 년의 좌절과 절망, 그 과정을 통해 그가 이룩한 진정한 성공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영화다. 젊은 시절 그는 자신의 소망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우선 궁여지책으로 음악교사의 길에 들어선다. 그동안 그는 고정된 직업이 없이 나이트클럽이나 결혼식장 등에서 연주를 하며 생계를 유지해왔는데 그런 생활로는 꿈을 이룰 수 없다고 생각했기에 적성에 맞지 않지만 4년 동안만 고등학교 교사로 일해서 돈을 모으면 그 즉시 그만두고 뉴욕에 가서 작곡에만 전념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하지만 인생은 항상 예측하는 방향으로만 가지 않듯 그는 학생들에 대한 연민과 사랑 때문에 쉽사리 떠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던 차에 결정적으로 그의 꿈을 포기하게 하는 일이 생긴다. 어느날 하느님의 축복으로 받아들였던 아들이 선천적으로 듣지 못하는 장애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의사에게서 아들이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을 전해 듣는 순간, 그는 장애인으로 살아갈 아들에 대한 연민과 동시에 그로 인해 그가 이루고자 했던 위대한 작곡가로서의 꿈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이중적 고통과 절망을 느낀다.

 누구에게도 차마 이러한 심정을 표현할 수 없었던 그는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베토벤 교향곡 7번 2악장 알레그레토`를 들려주며 자신이 처한 운명에 대해 생각한다. 그러고 나서는 학생들에게 베토벤이 이 음악을 작곡할 당시 사연을 들려준다.

 "베토벤이 이 음악을 작곡할 즈음엔 귀가 거의 들리지 않는 상태였단다. 그래서 그는 피아노의 다리를 잘라 피아노를 마룻바닥에 붙이고 피아노 건반을 누른 후 바닥에 귀를 대고 그 진동을 들으며 이 음악을 작곡했지. 이렇게 처절한 노력 끝에 나온 음악이 바로 이 곡이야. 근데 정작 힘들었던 사람이 누군지 아니? 힘들었던 것은 베토벤만이 아니었어. 정말 힘들었던 건 잘 들리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 곡을 지휘하는 베토벤을 따라 연주해야 했던 오케스트라였단다."

 홀랜드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위대한 음악가가 치명적으로 겪어야 했던 청각장애라는 슬픈 운명을 음악과 함께 들려주면서 자신에게 닥친 운명을 표현한다. 또한 귀가 들리지 않은 베토벤도 힘들었지만 그의 지휘에 따라 연주해야 했던 오케스트라도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통해 한 사람의 장애인을 둔 가족이 얼마나 힘든지를 표현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한다. 동시에 홀랜드는 베토벤처럼 자신도 고통스럽고 절망스러운 운명을 이겨낼 것이라는 결연한 의지를 표명한다.
 마침내 그는 세상 사람들이 알아주는 위대한 음악가는 아니지만 그보다 더 위대한 아버지, 선생님으로서 인생교향곡을 완성하는 위대한 업적을 이룬다. 이렇게 베토벤의 교향곡 7번 2악장은 영화 `홀랜드 오퍼스`에서 단순히 삽입곡으로서 뿐 아니라 영화 이야기와 주제를 끌어가는 역할을 한다.
 
 영화 `킹스 스피치`도 대영제국의 왕 조지 6세가 고통과 절망을 극복하고 마침내 자신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는 실화 영화이다.

 1930년대만 해도 국가의 군주나 지도자들은 라디오나 영화를 통해서 자신들의 모습을 드러낼 기회가 많았다. 당시만 하더라도 새로운 미디어라고 할 수 있는 라디오와 영화를 잘 활용하는 것이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데 중요했던 시절이었다.

 이 시기에 영국에는 국왕 에드워드 8세의 왕위 계승이 있었는데 잘 알려졌듯이 그는 이혼경력을 지닌 심슨 부인과의 결혼을 위해 곧 왕권을 포기하게 된다. 그러자 애초에 왕위에는 관심이 없었던 그의 동생 조지 6세가 왕위에 오르게 되는데 안타깝게도 그는 어렸을 적부터 말을 심하게 더듬는 치명적 약점을 지니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대국민 연설이 라디오와 영화라는 미디어를 통해 중요하게 부각되던 시기에 그의 약점은 더 더욱 치명적이었다. 더구나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 히틀러가 광기어린 연설로 미디어를 통해 유럽을 장악해나가는 과정에서 그와 대립각을 세웠던 조지 6세의 심적 부담감은 거의 고통과 절망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는 언어 치료사인 라이오넬로의 우정 어린 협조로 고통스럽지만 그의 내면 깊숙한 곳에 들어가 어린 시절에 그가 겪었던 차별대우와 그로 인한 자신감 부족이라는 콤플렉스를 발견하고 이를 치유하게 된다. 마침내 그는 왕으로서 독일과 전쟁을 해야 하



가톨릭평화신문  2012-08-26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5. 19

히브 12장 6절
주님께서는 사랑하시는 이를 훈육하시고 아들로 인정하시는 모든 이를 채찍질하신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