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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청춘을 위하여] 진정한 가족의 의미 무엇일까

변신(프란츠 카프카/ 문학동네/ 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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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존주의 소설의 대표격인 소설 「변신」(프란츠 카프카)은 짧고 재미있습니다. 그러나 이야기는 요즘 청소년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 저 역시 신학생 시절에 이 책을 읽고 큰 충격을 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주인공인 그레고르는 어느 날 아침 눈을 떴을 때 한 마리 벌레로 변한 자신을 발견합니다. 그러나 제가 충격을 받은 것은 이 `변신`보다 그레고르 가족들 반응이었습니다. 가족을 누구보다 사랑했던 그레고르는 열심히 일하며 가족들에게 헌신해왔습니다. 가족 역시 세일즈맨인 그를 경제적으로 의존했지만, `변신` 이후 이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그레고르를 제외하고 평온한 생활을 이어갑니다. 오히려 그를 창피해하고 미워하고, 급기야 죽기를 바랍니다.

 어떤가요? 요즘 매스컴에 등장하는 흔한 가정 모습 아닌가요? 자녀들이 아버지를 사랑으로 대하기보다는 `돈 벌어오는 기계`처럼 대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적어도 그레고르 가정은 아버지를 중심으로 하나로 뭉쳤지만, 요즘 가정은 이마저도 어렵습니다. 가족이라는 공동체에서마저 사랑보다는 즐거움과 물질만을 중요시하게 된 세태를 반성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책은 또 실존에 관한 질문을 던집니다. 요즘 사회는 어느 때보다 불안감이 팽배합니다. 어른들은 어려운 경제 상황과 취업난으로 고통받고 있고, 청소년들 역시 성적과 진로 때문에 걱정이 끊이질 않지요.

 불안은 인간이 혼자 설 수 있는 힘인 자존감을 사라지게 만듭니다. 불안이 깊어질수록 군중 속에 있을 때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에 어떤 그룹의 일원이 돼 소외되지 않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깁니다. 자신이 왕따를 당하기 않기 위해 다른 친구를 왕따시키는 것이 이러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레고르와 그의 가족을 보며 생각해 봅시다. 진정한 가족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또 나는 누구이고, 나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은 누구인가요? 「변신」을 읽으며 이러한 질문을 던져보길 바랍니다.



 
▲ 홍석정 신부(의정부교구 고양동본당 협력사목)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3-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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