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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읽는 영성] 28. 토마스 머튼이 길어낸 사막의 지혜 <하>

4세기 은수자들이 21세기 현대인에게 주는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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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막 교부들은 당시 아빠스, 원로로 불렸는데, 이는 여러 해 동안 사막에서 시험을 당하고 하느님 종으로 입증된 수도승이나 은수자를 뜻했다.

 4세기경 사막 교부들이 남긴 말이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큰 울림을 주는 것은 말 자체보다 그들이 실제로 이런 삶을 살았다는 데에 있다. 이 말들은 교부들이 삶의 깊은 차원을 체험한 영적 여정 끝에 발견한 지혜다.

 교부들은 마음의 정화를 중요하게 여겼다. 흔들리는 물에 얼굴을 비춰 볼 수 없는 것처럼, 다른 생각을 깨끗이 없애지 않고서는 관상 중에 하느님께 기도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선 다른 이를 비방하거나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어떤 형제가 포에멘 아빠스에게 와서 물었다. 사부님, 저는 매우 우울합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원로가 그에게 말했다. 아무도 무시하지 말고, 아무도 단죄하지 말고, 누구에 대해서도 나쁜 말을 하지 마시오. 주님께서 당신에게 평화를 주실 것입니다."

 한 교부는 어느 곳에 있든 "이방인처럼 조심하라"면서 "말이 앞서지 않으면 안식을 얻을 것이다"고 가르쳤다.

 "요셉 아빠스가 파스토르 아빠스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면 수도승이 될 수 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원로가 대답했다. 당신이 현세에서나 내세에서나 평안을 누리고 싶다면 다른 이들과 마찰을 빚을 때 `난 누구인가`라고 물으시오. 그리고 아무도 판단하지 마시오."

 교부들은 또한 실천하는 삶을 강조했다. 파스토르 아빠스는 "옷이 가득 담긴 상자를 갖고 있기만 한 채 오랫동안 방치해 둔다면, 그 안에 좀이 쓸어 옷을 못 입게 될 것이다"며 "마음 안의 생각들도 마찬가지다. 몸을 움직이지 않고 오랫동안 생각에만 잠겨 있으면 얼마 후에는 퇴색해 무용지물이 된다"고 일깨웠다.

 테오도로 아빠스는 "항해를 시작하기도 전에 자신이 가려고 계획한 도시에 도착해 있는 듯이 말할 수는 없다"며 "말하는 것들을 실천한 다음에 그 경험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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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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