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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읽는 영성] 41. 내 가슴에 문을 열다(중)

진정한 관상가는 정의를 말하고 실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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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안 키티스터 지음/성바오로
 
 
   우리가 사는 세상은 소란하고 바쁘다. 사람들은 빼곡한 일정과 마감 시간, 붐비는 사람들 틈에 휩쓸려 하루를 보낸다. 그러는 동안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는 내적 생활은 늘 뒷전이다. 조안 키티스터 수녀는 "내면을 성찰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하며 "하루에 20분, 일주일에 2시간 정도는 아무리 바빠도 시간을 낼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이어 내적 성찰을 할 시간을 가지지 못할 경우 벌어질 위험을 일깨운다.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길고 외로운 한밤중에 삶이 온통 풀어지고 갈팡질팡하는 것처럼 보이면서, 자신이 어느 지점에선가 자아를 상실한 채 사회의 회오리에 휩쓸린 지푸라기 꼴이 되어 영적 어둠이 내리깔릴 때까지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조차 알아채지 못했음을 깨닫게 된다."

 관상을 하려면 날마다 시간을 내서 우리 안에서 하느님 음성을 밀어버리는 소리를 잠재워야 한다. 마음이 자유로워져서 매 순간 사방에서 부르시는 하느님 음성을 크게 키울 때, 우리는 평안해질 수 있다.

 하지만 키티스터 수녀는 삶의 문제를 외면하는 데 관상생활을 이용하지 말 것을 지적했다. 격변하는 시대에 거룩함을 추구하는 관상은 관상 자체에 목적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관상은 영적 도피주의에 발을 담그는 것이 아니다"면서 "진정한 관상가는 정의를 행하고 말하며 그것을 고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머스 머튼은 베트남 전쟁을 소리 높여 반대했다. 시에나의 가타리나는 시내 길거리를 다니며 가난한 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었다. 힐데가르트는 황제와 교황에게 정의를 설파했다. 샤를 드 푸코는 가난한 이들과 살면서 적을 받아들였다. 누르시아의 베네딕토는 나그네들이 길거리에서 봉변을 당하지 않도록 숙소를 제공했고 소작인들을 교육했다. 따라서 우리도 하느님의 마음속에 파고드는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한다면, 우리 시대에 실현돼야 할 정의를 무엇이든 실천해야 한다."

 키티스터 수녀는 "하느님의 뜻을 실현하고 살아 있는 투신으로 이어지지 않는 영성의 길은 결코 길이 아니다"며 행동하는 성찰을 강조했다. 진정한 관상가는 우는 이들과 함께 울고,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들을 대신해 외친다. 하느님께서 그러하듯 날마다 버림받은 다른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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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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