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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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123)워 위드 그랜파

할아버지와 손자의 다락방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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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백발이 성성한 어른 앞에서 일어서고, 노인을 존경해야 한다.” (레위 19,32)

마크 트웨인 상, 알라바마도서관협회 상 등 열 개가 넘는 문학상을 수상한 로버트 킴멜 스미스의 소설 「내 방 찾기 전쟁」을 영화화한 ‘워 위드 그랜파’는 고지식한 할아버지 ‘애드’가 딸의 집에서 지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외손자 ‘피터’와의 갈등을 다룬다.

남는 방이 없는 상황에서 피터는 할아버지에게 자신의 방을 내어주고 다락방을 대신 사용하게 되는데 방을 빼앗긴 것에 대한 반감으로 할아버지에게 골탕을 먹이려고 하고 할아버지 역시 그냥 당하기보다는 손자에게 같은 방식으로 장난을 치게 되고 그때부터 둘 사이의 소리 없는 전쟁이 시작된다.

할아버지와 손자가 방을 사수하기 위해 갈등을 벌인다는 것이 우리 문화 안에서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지만 혼자 방을 쓰고 싶은 아이가 자신의 방을 양보해야 하는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애드는 할아버지의 턴테이블을 고장 나게 하고 친구의 애완 뱀을 침대에 풀어놓기도 하고 과자에 치약을 발라놓는다. 손자의 장난에 지지 않으려는 할아버지 ‘애드’도 손자의 작문 숙제에 엉뚱한 글을 써놓아 망신을 당하게 하기도 하고 손자가 게임 마인크래프트에 오랫동안 만든 성을 무너뜨리기도 한다. 승부가 나지 않는 상황에서 친구들을 모아 4:4 트램펄린 피구 경기로 최종 승자를 결정하기로 한다.

‘누가 이겼을까’보다는 이 영화는 그 과정에서 할아버지와 손자가 어떤 관계가 되어가는지를 보여준다. 사실 할아버지와 손자가 서로 장난을 치는 것은 심각한 것이기보다는 귀여운 것들이고 처음에는 서먹서먹했던 두 사람이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관계가 되어간다는 것이다.

피터는 고지식하게만 보였던 할아버지가 멋진 건축가이며 낚시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친구임을 알게 되고 애드 역시 아내 사별 후 혼자서 외로이 살기보다는 서먹했던 딸과 사위, 손녀, 손자와 함께 행복하게 사는 법을 배우게 된다.

교회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지향에 따라 7월 25일(성 요아킴과 성녀 안나 기념일에 가까운 주일)에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을 보내게 된다. 핵가족을 넘어 1인 가족이 대세가 되어가는 요즘, 부모를 넘어 조부모와의 관계를 말하는 것이 고리타분할지 모른다. 하지만 조부모와 부모, 자녀들이 혈연으로 연결되어 있고 생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함께하는 존재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같이 지내는 시간도 적고 세대 차이로 대화가 어렵다고 해도 자녀로서 조부모를 살필 수 있는 효성과 조부모로서 자녀들과 손자 손녀들이 하느님 뜻 안에서 잘 살기를 바라는 기도와 삶의 모범이 함께 할 때 우리 가정은 하느님 사랑의 신비를 그 안에서 체험하게 될 것이다.

2월 24일 극장 개봉




조용준 신부(성바오로수도회 가톨릭영화제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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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07-20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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