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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희 신부의 영화 속 복음 여행] (6) 송해성 감독의 "파이란"

우리는 삼류라 부르지만 하느님은 사랑이라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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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람들이 무시하고 꺼려하던 `삼류인생`
누군가에겐 삶을 지탱하는 사랑과 그리움으로
쉽게 판단, 단죄하는 우리 태도 성찰로 이끌어


  1. 그리스도인들이 영화를 볼 때 갖게 되는 특별한 성향 중 하나가 윤리적 시선과 잣대로만 영화를 보려는 성향이다. 영화에서 욕설이나 폭력, 잔혹한 장면을 보면 심기가 불편해지면서 `저속한 영화`라고 판단하게 되고, 그런 것들이 관객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생각에 그 영화를 `회피`하거나 `경계`하는 태도를 취한다. 이런 태도가 때로는 `영화를 보는 것 자체`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게 한다. 이런 태도는 자칫 영화를 영화 자체로 대하지 못하게 하거나 영화가 정작 말하려는 메시지를 놓치게 한다. 나무만 보다가 숲을 못 보는 격이다.

 그러나 귀에 거슬리게 욕을 하고 `사고`를 치는 장면들과 그렇지 않은 장면들이 모아져서 무슨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지 인내심을 가지고 보면 뜻하지 않은 감동을 얻기도 한다. 송해성 감독의 `파이란`(Failan, 白蘭, 2001)과 양익준 감독의 `똥파리`(Breathless, 2008)가 바로 그런 영화들이다. 이들 영화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욕을 달고 다니며 아무렇게나 폭력을 행사하는 캐릭터들이 나올 뿐 아니라 이들의 행동거지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그들 말대로 망가질 대로 망가진 삼류인생의 적나라한 모습이자 더 이상 내려갈 곳도 없는 밑바닥 인생의 막 사는 모습이다. 관객이 보기엔 다소 불편할 수밖에 없는 모습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여느 영화들이 줄 수 없는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과 아픔, 사랑, 그리고 우리가 잊고 살고 외면하는 것들에 대한 진실을 깨우쳐준다. 나아가 영적 성찰까지 이끌어준다. 송해송 감독의 `파이란`의 예를 통해 이런 점을 살펴보자.



 
▲ 너무 늦어버린 사랑에 통곡하는 이강재.
 

 
▲ 파이란의 영정사진.
 

 
▲ 파이란의 편지.
 
 
건달과 불법체류자의 비극적 사랑 그려 

 2. "세상은 날 삼류라 하고 이 여자는 날 사랑이라 한다"는 홍보문구를 내세우며 2001년에 개봉된 `파이란`은, 강백란이라는 중국 여인의 중국말 발음은 많은 관객을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관객 마음속에 잔잔한 여운을 남겨준 영화다. 세상 사람들이 무시하고 꺼려하는 삼류 건달인 `이강재`와 한국에 불법으로 체류하기 위해 이강재와 서류결혼을 하는 중국 여인 `파이란`의 비극적이면서도 아름다운 만남을 그리는 이 영화는 홍보를 위해 공개됐던 포스터와 달리 그 두 남녀가 살아 생전 한 번도 마주치지 않고 사랑의 교감을 이룬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이 편지를 강재씨가 보시리라 확신이 없어 부치지 않습니다. 이 편지를 보신다면 저를 봐주러 오셨군요. 감사합니다. 하지만 나는…죽습니다.… 너무나 잠시였지만 강재씨의 친절



가톨릭평화신문  2012-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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