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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성소를 위한 기도 모임 ‘제주 신비로사리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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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출신 사제가 없던 시절, 방인 사제 탄생을 염원하며 학생들이 시작한 기도 모임이 있다. 지금으로부터 66년 전에 탄생한 제주교구 사도직 단체 ‘제주 신비로사리오회’다.

1899년 조선대목구장 뮈텔 주교가 제주본당 설립을 선포하고 선교 사제들이 제주에서 복음의 씨앗을 뿌렸지만 50년이 지나도 제주 출신 사제가 없었다. 신학교에 가는 이들도 결실을 보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자 제주 중앙본당 학생 신자들 사이에 제주의 성소를 위해 함께 묵주기도를 바치자는 목소리가 일었다. 1957년, 당시 주임이던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구 가롤로 신부의 허락을 받아 학생들은 ‘작은 매괴회’(현 신비로사리오회)라는 기도 모임을 만들었다. ‘세상 떠날 때까지, 냉담을 하더라도’ 매일 묵주기도 1단씩 바치자는 약속과 함께.

학생들은 성소 증진과 제주 신학생들의 사제 서품을 기원하며 매일 각자 맡은 부분의 묵주기도를 바치고, 비밀헌금을 모아 제주 신학생 2명에게 보내며 물적 지원을 했다. 매일 정성스럽게 바친 기도 속에 1967년 제주 출신 고승익(아우구스티노) 신부가 사제품을 받고, 창립회원이던 이태수(미카엘) 신부, 고(故) 허승조(바오로) 신부도 뒤이어 사제가 됐다.


기도의 확산을 위해 창립회원들은 제1로사리오회로 남고, 1971년 고등학교 3학년 신자를 대상으로 제2로사리오회를 만들었다. 그때부터 매년 각 본당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신자들은 신비로사리오회의 새로운 기수가 되며 오늘날 제38로사리오회까지 이어져 왔다. 현재 회원은 총 530명. 회원들은 날마다 묵주기도를 1단씩 바치며, 매일 530단을 성모님께 봉헌한다.

제주교구 사제 대부분이 신비로사리오회 회원이다. 제주교구는 사제서품식에 수품자의 가족석 외에 앞자리에 동기 로사리오회 좌석도 마련한다. 신학생 시절 내내 기도를 보내고, 서품받는 자리에도 함께하는 회원들은 동기 사제가 하느님 품에 오를 때까지 기도로 큰 힘이 되어준다. 김영일(요한 보스코) 지도신부는 “제주의 사제들은 회원들의 기도와 사랑 덕분에 사제생활 속 많은 어려움을 극복할 힘을 얻고, 매년 제주에 신학생이 나오는 것도 신비로사리오회의 기도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각자의 자리에서 조용히 기도하는 모임이지만 기수별로 정기모임을 갖고 전체 회원이 함께하는 연례피정도 연다. 성소 주일 신학생 격려 행사, 성소후원회 활동에도 회원들은 빠지지 않는다. 사제 성소와 수도 성소가 눈에 띄게 감소하자 최근 신비로사리오회는 기도를 넘어 성소자 발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김승호(암브로시오) 회장은 “예비신학생 모임에 가고 싶어하는 자녀를 둔 부모님들을 상담하기도 하고, 회원들에게 손자녀를 하느님께 봉헌하는 마음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모임이 처음 만들어진 그 뜻을 이어가며 우리 교구에 성소의 열매가 끝없이 맺어질 수 있도록 회원들과 마음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염지유 기자 gu@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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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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