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 사도직 단체 하늘땅물벗이 제주교구 정식 단체로 출범했다. ‘틀낭벗’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하는 교구벗 활동을 통해 교구 본당들에 하늘땅물벗이 확산되고, 피조물 보호의 삶을 실천하는 신자들의 활동이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교구 생태환경위원회(위원장 황태종 요셉 신부)는 10월 16일 제주 가톨릭회관 2층 강당에서 교구장 문창우(비오) 주교 주례로 하늘땅물벗 교구벗 창립미사를 봉헌했다. 서울대교구와 인천교구에 이어 세 번째다.
창립미사에서는 하늘땅물벗을 교구 사립 단체로 인준하는 공문이 발표됐다. 문창우 주교는 강론을 통해 “각 나라는 지구의 다양한 생태환경 위험을 기술적 패러다임으로 해결한다는 명목으로 환경파괴를 일으키고, 자국의 이익을 위한 전략에 따라 주님의 뜻과 반대되는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주교는 이어 “여러분이 여러 활동과 구체적인 현실에서 생태 파수꾼이요 지킴이로서 풍성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주님의 이름으로 응원하고 기도한다”고 격려했다.
제주교구에는 2020년 중문본당을 시작으로 현재 6개 본당에 하늘땅물벗이 설립돼 있다. 연동본당과 신창본당도 설립을 앞두고 있어 교구는 이들을 연합시키는 교구벗 출범을 결정했다.
교구는 2015년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 반포 이후 생태 환경 보호를 중요 사목 방향으로 설정하면서 생태영성활동가를 양성하는 틀낭학교를 운영해 왔다. 학교 수료자들은 각 본당에서 하늘땅물벗이 창립되는데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탄소제로 활동에 중점을 두는 도시의 하늘땅물벗과 달리 제주 하늘땅물벗은 제주의 생태계 보존, 제주 제2공항 문제 등 난개발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지역사회와 연대하며 목소리를 낼 계획이다.
황태종 신부는 “소공동체로 이뤄질 벗님들의 활동이 본당 구역·반을 변화시키고 제주도 전체에 변화를 가져와 하느님이 주신 보물섬과 같은 제주를 지켜내는데 큰 힘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틀낭은 ‘산딸나무’를 일컫는 제주 방언이다. 십자가 모양의 흰 꽃이 피어 백색 순교를 연상하게 한다. 녹색 순교를 지향하는 벗들이 공모를 통해 정한 이름이다. 틀낭벗은 추후 각 본당 하늘땅물벗 연합 모임을 통해 초대 반석벗을 선출할 예정이다.
염지유 기자 g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