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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교회의 평신도사도직위원회 여성소위원회가 11월 22일 서울대교구청에서 ‘시노달리타스와 교회 여성’를 주제로 정기 세미나를 열었다. |
주교회의 평신도사도직위원회 여성소위원회(위원장 손희송 주교)가 11월 22일 서울대교구청에서 ‘시노달리타스와 교회 여성’를 주제로 정기 세미나를 열었다. 최근 주교대의원회에서 다루는 ‘시노달리타스’의 핵심 개념인 친교·참여·사명(선교)과 만남·경청·봉사의 정신이 여성의 구체적인 교회 활동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모색하기 위해서다.
양주열(통합사목연구소장) 신부는 시노달리타스의 적용 사례인 교황청 기구 개편의 정신을 소개했다. 양 신부는 “교황청 조직이 16개 부서로 수평적 구조를 갖추게 됐다”며 “남녀 평신도 모두 부서의 수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평신도의 참여를 확대한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찬 교회 여정에 발맞춰 교회 내 여성의 입지 또한 변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평신도와 전문가, 사제, 수도자는 시노달리타스 정신에 근거해 체험한 바를 각각 공유했다. 의정부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여성분과 위원인 유형선(아우구스티노)씨가 남성임에도 ‘여성과 교회’라는 주제를 파고들게 된 배경에는 그의 두 딸이 있었다. “하느님께서 남자의 갈비뼈를 뽑아 여자를 만드셨다고요? 그럼 여자는 1+1과 같은 존재인가요?”와 같은 두 아이의 질문에 여성의 시각으로 다시 성경을 보려고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그러고 나서 보는 교회는 매우 남성 중심적이었다”며 “사제는 여러 차별과 소외의 현장에서 사목하고 있으나, 정작 여성의 문제는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가톨릭여성연구원 대표 박은미 교수는 “서울대교구 시노드 경청 과정에서 여성들이 ‘시노드 모임에 초대받은 것만으로도 교회에 소속된 사람으로서 존중받는 느낌을 받았다’는 의견을 표출했다”며 “여성 스스로가 ‘교회의 주인은 우리’라는 의식을 일깨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이들은 쉬는 시간에도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권인숙(클라라, 인천교구 가좌동본당)씨는 “그동안 여성 신자가 본당 내에서 잡다한 역할을 맡았지만, 중요한 직책을 갖지 못한 것이 불평등이라는 것을 오늘에서야 알게 됐다”며 “여성들도 교회 내에서 당당히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동원(서울대교구 수궁동본당 주임) 신부는 “지도자의 자리에 여성을 앉혔을 때 좋은 몫을 담당하는 것을 보았다”며 “주인의식을 가진 신자가 대표자가 될 수 있도록 여성들도 솔선수범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세미나에 앞서 손희송 주교는 환영사에서 “가톨릭교회가 지향하는 일치가 다양성 안의 일치인데, 큰 두 축 중 하나가 여성과 남성”이라며 “일치를 이루는 과정에 오늘 세미나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