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이 2020년 발표한 준칙 ‘인공지능 윤리를 위한 로마 콜’ 살펴보기
지난 2020년 2월 28일 교황청은 ‘AI(인공지능)윤리를 위한 로마 콜(Rome Call for AI Ethics)’을 발표했다. 준칙을 발표하기 전 프란치스코 교황은 페이스북 CEO 마크 쥬커버그와 MS 법률 사장 브래드 스미스, 에릭 슈미트 전 구글 회장 등을 만나 의견을 들었다. 로마 콜은 인공지능(AI) 시스템이 준수해야 할 규정과 원칙으로 ‘사악한 AI’를 막기 위한 교황청의 AI백서다. ‘로마 콜’은 △서문 △윤리(Ethics) △교육(Education) △권리(Rights) 등 4개 부문으로 이뤄졌다.
윤리적 이용 위한 원칙 제시
서문에서 ‘로마 콜’은 AI가 인간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면서 “신기술은 모든 ‘인간 가족(human family)’에 봉사한다는 원칙하에 연구되고 상용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리ㆍ교육 부분에서는 모든 인간은 존엄과 권리를 갖고 자유롭고 평등하게 태어났으며, AI 시스템을 사용하고 만들 때는 이런 정신을 보호하고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AI 시스템은 인간과 인간이 살고 있는 환경에 봉사하고 보호하기 위해 고안되고 설계 및 구현돼야 한다고 규정했다.
특히, 권리 부분에서는 AI의 윤리적 이용을 위해 필요한 6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투명성 △포용 △책임성 △불평부당 △신뢰성 △보안ㆍ프라이버시다. 투명성(Transparency)은 AI시스템이 반드시 왜 그런지 설명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포용(Inclusion)은 AI로부터 이익을 얻는 것은 일부가 아닌 모든 사람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로마 콜은 “인류애적 관점에서 AI 발전이 약자와 소외된 자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임은 AI를 디자인하고 설치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책임과 투명성 원칙하에 움직여야 하며, 불편부당(Impartiality)은 편견 없는 데이터 입력을 말한다. 안전과 프라이버시는 AI 시스템은 안전할 뿐 아니라 사용자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인간 위해 봉사하는 기술 돼야
로마 콜에 대해 가톨릭대 신학대학 교수 조동원 신부는 “이제 싫든 좋든 인공지능은 인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왔고, 앞으로는 더욱 그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인공지능은 반드시 인류에게 선익이 되는 방향으로 사용되어야 하고, 인공지능의 혜택이 특정 소수에게만이 아니라 모든 이에게 골고루 돌아가야 한다”며 “특히,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재앙이 아니라 도움이 되기 위해서, 반드시 규제가 되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편 교회는 세상 한가운데서 복음을 선포하기 때문에, 늘 세상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고,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이슈에 대해서도 상당히 빠르게 인식하고, 또 대응하고 있다”며 “한마디로 인공지능은 반드시 인간을 위해서 봉사하는 존재가 되어야지, 그 반대가 되선 결코 안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