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16차 세계주교시노드 아시아 대륙회의 폐막, 최종문서 3월 말 교황청 제출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정기총회 아시아 대륙회의가 2월 24~26일 태국 방콕대교구 반 푸 완(Baan Phu Waan) 사목 센터에서 열렸다.
이번 대륙회의는 교구 단계 다음으로 이어진 회의로, 마지막 보편 교회로 이어지는 중간 단계다.
각기 다른 언어와 문화권으로 이뤄진 지역 교회는 소통과 경청 안에서 다양한 의견을 모았다.
회의에는 29개국에서 추기경과 주교, 사제와 남녀 수도자, 평신도 전문가 등 80여 명이 참여했다.
한국에서는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와 주교회의 사무국장 신우식 신부, 정봉미(마리유스티나, 노틀담수녀회) 수녀가 한국 대표로 참석했다.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정기총회 아시아 대륙회의 폐막 미사 후 이용훈 주교(오른쪽에서 세번째)가 각국 참가자들과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 김희중 대주교도 함께했다.
보편교회 시노드를 관장하는 교황청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을 비롯한 인사들도 참석해 풍요로운 대화가 오가는 대륙회의가 됐다.
개막 미사를 주례한 FABC 사무총장 기쿠치 이사오 타르치시오 대주교는 강론을 통해 “아시아에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온갖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시아 전역에서 시노드 여정을 함께 걷기를 시작한다”며 “시노달리타스를 향한 연대는 살아갈 희망을 낳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회는 생명의 복음을 중심으로 희망의 근원이 돼야 한다”며 3일간 이어질 아시아 대륙회의 여정을 알렸다.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은 미사 후 인사말에서 “우리는 모두 시노달리타스를 배우는 사람들로서 하느님의 백성과 목자들의 적극적 참여가 이 과정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며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는 경청의 교회”라고 밝혔다.
회의 둘째 날인 25일 참석자들은 ‘영적 대화’의 세 단계 방법으로 시노드 과정을 진행했다.
첫 번째는 ‘발언하기’(taking the floor) 단계로 각 그룹의 참석자들은 토론이나 개입 없이 2분간 자신의 체험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진 ‘다른 이들을 위한 자리 마련하기’(making room for others) 단계에서 각 그룹의 참석자들은 다른 이들이 발표한 내용에 대한 느낀 점을 다시 2분간 발표했다.
마지막 ‘함께 만들어가기’(building together) 단계에서는 그동안의 대화 내용을 다시 식별하고, 공통 질문에 대해 평가하면서 예언자적 목소리를 모았다.
이들은 개인적인 차원이 아니라, 아시아 각국의 대표로서 발언했다.
청년과 수도자, 전문가를 비롯해 회의에 참석한 12명의 여성도 다양한 의견을 피력했다.
필리핀 출신 에스테라 파딜라씨는 “세계 원주민의 60가 아시아에 살고 있다”며 “그중에서 여성은 토착 문화의 운반자이며 어머니로서 그들의 문화를 자녀에게 물려준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은 또한 지혜가 있고, 치유하는 역할도 한다”며 교회 내에서도 여성의 역할에 더 관심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이어진 오후 회기에서는 가장 시급하고 우선시돼야 하는 사항들을 성찰하고 심의한 후 아시아 대륙회의 단계 최종문서 초안을 집중 검토했다.
26일에는 최종문서 초안에 대해 마지막으로 의견을 나누고, FABC 의장 찰스 마웅 보 추기경 주례로 폐막 미사를 거행했다.
마웅 보 추기경은 강론에서 “시노드 여정은 예수님의 광야 여정과 비슷하다”며 “어려움이 있지만 필요한 것이고, 경청과 만남과 식별의 과정을 통해 복음을 더욱 잘 증언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특히 “아시아에서 우리는 소수자이며 많은 긴장 속에 살고 있다”며 “타인에 대한 자비와 연민을 가지고 다른 사람의 이웃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노드 여정의 많은 불안은 불확실성에 기인한다”면서 “변화에 대한 여정을 주님께 맡기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회의를 통해 세계주교시노드 아시아 대륙 단계 ‘최종문서’ 안이 승인됐으며, 확정된 최종문서는 3월 31일까지 교황청에 제출될 예정이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