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성당에서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저출산과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이라는데, 청소년들 숫자가 예년에 비해 줄어든 건 사실이지만, 교회의 노력이 부족했던 건 아니었을까요.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가 지난 주말, 청소년 사목의 대안을 모색하는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했습니다.
심포지엄에선 청소년을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존재라는 인식부터 바꾸자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이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국 천주교회의 청소년 사목은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게 청소년 사목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입니다.
청소년에 대한 인식의 전환부터 요구된다는 겁니다.
그동안 한국 교회가 청소년을 사목의 대상으로 여겼다면, 시노달리타스의 길을 걷는 지금은 ‘인생의 주체’이자 ‘복음화의 주체’라는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합니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가 지난 4월 29일 개최한 학술 심포지엄은 ‘지쳐가는 청소년 사목의 엑소더스’를 주제로 열렸습니다.
주교회의가 펜데믹 기간인 2021년 개정 발간한 「한국 천주교 청소년사목지침서」를 토대로, 복음화의 주체로서의 청소년과, 청소년 사목의 실천적 요소 등을 짚어보는 자리였습니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기조강연에서 청소년사목지침서 발간 과정에서 논의됐던 청소년사목의 지향과 방향설정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청소년사목지침서의 방향은 ‘동반자 사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순택 대주교 / 서울대교구장>
“이 지침서에서는 분명하게 청소년 사목의 방향이 선교 지향적이어야 된다, 청소년 사목은 선교 지향적인 사목이 돼야 된다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살아 계신 그리스도를 우리가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필요하고 하느님과의 인격적인 만남이 기본으로 자리 잡아야 되고…”
서강대 교수인 오세일 신부와 정규현 신부는 ‘동반 여정’을 향한 가톨릭 청소년 교육, 향주삼덕의 교육학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오 신부는 교회가 그동안 외적 권위에 의존해 전통적인 교육과 집합적 훈육을 정당화했지만, 오늘날엔 그런 방식은 신자들을 탈종교화로 몰아붙일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대안으로 향주삼덕의 교육학을 제시한 오 신부는 ‘삶의 성찰과 나눔에서의 교리 체화’, ‘개인적 동반 교육으로의 전환’, ‘자율적이고 즐거운 신앙생활을 위한 판의 마련’을 주장했습니다.
청소년자치연구소 정건희 소장은 논평에서 「한국 천주교 청소년 사목지침서」에서 청소년을 복음화의 주체로 명시한 일은 그리스도교 종교에서 본질에 다가가는 혁신적인 지점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개신교 신자인 정 소장은 “청소년이 복음화의 주체가 돼 살아간다는 것은 청소년이 직접 자신의 삶으로 다른 이들에게 그 복음을 증거하는 삶을 사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건희 / 청소년자치연구소장>
“보통의 교회나 모든 곳에서 포(for)라는 말을 많이 써요. 너희를 위해서 해줄게. 좀 진보하면 함께 해보자 위드(with)가 나가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머물면 안 돼요. (청소년) 사목지침의 핵심 키워드는 바이(by)입니다. 너희들에 의해서 하는 거야…”
‘동반자 사목으로 전환하기 위해 필요한 실천적 요소’를 발표한 윤만근 신부는 “동반자 사목은 청소년 사목의 위기 극복의 대안이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원하는 접근 방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대교구 세곡동본당 중고등부 교리교사 정한결씨는 청소년 사목지침을 중고등부에 적용해 밴드부 운영과 부모교육 연계, 타본당 교사와의 공유와 연대 등의 사례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장 김종강 주교와 주교회의 교육위원장 문창우 주교도 참석했습니다.
한편 CPBC는 이날 심포지엄을 유튜브로 생중계했으며, 심포지엄은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시 볼 수 있습니다.
CPBC 이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