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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날 기획] 급감하는 혼인, 결혼에 대한 부정적 인식 깨고 혼인의 가치 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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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이 결혼에서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청년들은 꽃길보다는 가시밭길에 가깝게 느껴지는 결혼생활에 결혼을 주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어휴, 절망적이었죠. 제 딸이 비혼(非婚)을 선언하다니요. 부모로서 무척 난감했습니다.”

젊은이들이 결혼에서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경제적 부담, 한국식 결혼과 가정 문화, 계기가 없는 만남, 일과 양립하기 어려운 사랑 등 다양한 이유가 대한민국을 ‘결혼하지 않는 사회’로 만들고 있다. 남녀가 결혼하지 않고도 함께 살 수 있다는, 결혼관 자체에 대한 변화도 해를 거듭할수록 가팔라지고 있다. 젊은이들 스스로도 ‘빨리 결혼해야지’라고 얘기하면서 정작 자신이 정말 결혼을 원하는지 그렇지 않은지 결론짓지 못하는 ‘결혼 패닉관’도 사회 문화적 현상처럼 자리 잡는 모양새다.

서윤석(안젤로, 61)씨도 딸 지은(수산나, 27)씨가 3년 전 ‘비혼’을 선언했을 때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17살 때부터 일찍이 직장생활을 시작했던 딸은 “주변에서 하는 결혼 이야기는 늘 부정적이었고, 미디어를 통해 보는 결혼생활 또한 어둡고, 어렵게만 다가왔다”고 말했다. 지금은 비혼이라는 생각을 거뒀지만, “우리나라만의 결혼 문화에는 얽매여 살고 싶진 않다”고 했다.

비혼을 고려하는 또 다른 청년 정승아(테레지아, 40)씨는 여전히 팽배한 가부장적 문화를 비판했다. 시부모의 뜻에 의견을 이야기할 수 없고, 명절 때마다 조부모를 위해 제사상을 꼭 차려야 하는 등 우리나라 전통적 가풍이 비혼주의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정씨는 “집안 전통을 미래의 배우자에게 강요해서도 안 되지만, 저 또한 이를 강요받고 싶지 않다”면서 “특히나 여성들은 독박육아, 경력단절, 이른바 시집살이와 같은 상황 때문에 배우자, 상대 집안과 충돌할 바에는 결혼을 아예 택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언제부턴가 ‘결혼은 언제 할 거냐?’라는 질문도 조심스러워졌다. 결혼이 선택이 된 사회 분위기를 넘어선 상황에서 이를 청년들의 판단 문제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는 지적도 많다. 가톨릭교회는 혼인성사를 통해 부부가 함께 주님 안에 성가정을 이루며 살도록 가르치지만, 다양한 현실적 문제로 결혼을 지연하거나 택하지 않는 이들에겐 가닿지 못하고 있다. 우리 국민 절반은 결혼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결혼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한 남성은 55.8, 여성 44.3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올해 2월 혼인 건수는 1만 7846건. 코로나19 상황 개선으로 이는 전년 동월 대비 16.6 증가한 수치지만, 10년 전인 2만 4100건과 비교하면 26가량 감소한 결과로, 점점 혼인 자체가 성사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주교회의 통계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18년까지 20년간 혼인성사 건수는 41.5 줄었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혼인율이 사회적인 문제로 거론되고 있는 저출생으로 연결되는 만큼 우리가 모두 해결해야 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가정 형성과 양육의 문제가 개인들만의 문제로 여겨지지 않도록 정부, 지역사회, 일터, 주변인 모두의 전방위적 관심과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정재훈 교수는 “결혼 감소를 인구 문제가 아니라 인간 개개인의 상황으로 바라보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며 “청년 주거지원부터 일자리 증대 등 젊은이들이 맞닥뜨린 사회 전반을 개선하며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부부의 날’(21일)을 맞아 부부가 되기 어려워지는 우리 현실을 돌아봤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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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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