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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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우배 신부 "예수 성심, 그분 마음 헤아리며 공감하는 것으로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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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PBC 뉴스
○ 진행 : 이혜은 앵커
○ 출연 : 손우배 신부  / 예수회, 예수 성심 수호대 협력사제

[앵커] 가톨릭교회는 오는 금요일을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로 지냅니다.

예수 성심은 교회의 오랜 전통이자 믿음인데요.

예수 성심과 함께 살아가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예수 성심 수호대 협력사제이신 손우배 예수회 신부와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신부님.

▶ 안녕하십니까.

▷ 예수 성심이란 어떤 믿음을 말하는 것일까요?

▶ 예수님은 참 사람이셨습니다. 사람의 관계에서는 마음의 만남이 중요합니다. 예수 성심의 상징에는 십자가의 고난이 다 포함돼 있는데 그것은 예수님의 고통이 마음의 상처라는 뜻이죠. 그래서 우리는 그분의 마음을 헤아리고 공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도의 사도직 영성에는 마음의 길이라고 있는데 그것은 우리가 예수 성심을 찾아가서 그분과 인격적이고 친밀한 만남을 하고 그분 사랑 안에 머물며 그분을 위로해드리고 그리고 내 마음에 그분의 사랑을 채워 일상으로, 세상으로 파견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수님께 위로를 해드리기보다는 위로를 받고자 하는 마음이 조금 더 큰 것이 사실입니다. 왜 우리가 예수 성심을 위로를 해드려야 하는 건지 또 어떻게 위로를 해드릴 수 있을 건지 그게 참 궁금하네요.

▶예수님께서 겟세마니 동산에서 고통 속에 기도하실 때 제자들을 찾아갑니다. 여기에 아주 놀라운 신비가 담겨져 있습니다. 하늘과 땅을 만드신 창조주이시고, 온 세상을 소유하고 계신 삼위일체 예수님께서 인간의 위로가 필요하시다, 이 얼마나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닌가요?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바로 이렇듯 예수님께서 위로를 받고자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처럼 따로 부르신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을 위로해드린다는 것은 병상에 누워 있는 친구의 손을 잡고 있는 것처럼 그분과 함께 하고 공감하는 것이죠. 오래전에 제 친구가 퇴근하여 돌아오면 어린 아들이 와서 현관에서 큰 절을 하면서 “아버님, 오늘 수고 많으셨습니다”라고 하면 그날 하루에 그 피로가 싹 사라진대요. 우리가 예수 성심을 위로한다는 것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바로 이와 같은 어린아이의 마음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하면 예수 성심, 예수님의 뜨거운 사랑을 체험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요?

▶ 그것은 갈망의 기다림이라고 생각을 해요. 성령의 바람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불지 모릅니다. ‘무지의 구름’ 작가는 책에 이렇게 썼어요. “누군가 그렇다면 그걸 제가 어떻게 체험할 수 있습니까? 그랬더니, 그건 저도 모릅니다.”
맞습니다. 성령의 은총이기 때문에 그것은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한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루가복음 2장에서 언급한 대로 시메온과 한나와 같이 인내심과 믿음을 갖고 성전 안에서, 주님 안에서 우리는 그 성령의 바람을 기다릴 뿐입니다.

▷ 또 신앙생활을 하면서 자주 듣는 말이 회심입니다. 그런데 무엇이 참된 회심의 삶일까, 신부님께서는 어떻게 정의하고 계신가요?

▶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는 자신을 수도 없이 죄인이라고 고백하셨어요. 그런데 성녀께서 도대체 무슨 죄를 지으셨겠어요?, 성녀께는 주님을 더 사랑하지 못한 것, 더 일치하지 못한 것이 바로 죄였던 겁니다. 사무적인 관계에서는 규칙을 어긴 것이 죄지만 사랑하는 관계에서는 그저 사랑하지 않은 게 죄입니다. 부모님께 집 사드리고 용돈 드리고, "난 그래서 할 걸 다 했다", 그런데 아닙니다. 그런 거 아무리 해드려도 사랑하지 않으면 죄입니다. 그래서 저는 회심을 마음이 그분께 돌아가고 그분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 신부님의 정의가 정말 쏙쏙 와 닿는 느낌이 듭니다. 신부님께서는 예수 성심 수호대 협력사제로서 수호대의 한국 활동을 돕고 계신데요. 예수 성심 수호대, 주로 어떤 활동을 하는 신심 단체인지 소개를 좀 해주시죠.

▶ 시편 69장 21절에 보면 이런 말이 있습니다. “동정을 바랐건만 허사였고 위로해 줄 일을 바랐건만 찾지 못하였나이다.” 예수 성심 수호대는 예수 성심과 함께하는 마음으로 내 일상의 삶을, 삶 중에 하루에 한 시간 내 일상의 삶을 그분과 함께 살아가는 겁니다. 그러니까 다시 말해 하루에 한 시간을 예수성심께 봉헌하는 그런 운동입니다.

▷ 성시간은 예수 성심 발현 이후에 제정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성시간 안에서는 어떤 기도를 드리는 게 좋을까요?

▶ 성시간은 예수님께서 겟세마니 동산에서 고통 속에 기도하시는 예수님과 우리가 함께하는 시간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얘기해요. 청원 기도는 다른 때 드리고 이때는 제발 청원기도 드리지 말라고요. 주님께서 “이 잔을 거두어 주십시오”라고 울부짖는 분에게 우리 집안 문제나 애들 문제나 집 문제를 얘기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때는 그저 그분의 아픈 마음을 헤아리고 “주님 제가 지금 당신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도로 이런 마음이면 충분합니다. 사람들은 기도는 꼭 말을 해야 기도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마음과 함께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기도라고 생각합니다.

▷ 네. 좀 멀게만 느껴졌던 예수 성심이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고 우리 일상과 함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예수회 손우배 신부님과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신부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감사합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3-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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