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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친구인가 도구인가''

언론인과 사제 ‘AI시대 미디어 패러다임과 윤리’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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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된 업무를 마치고 파김치가 돼 겨우 집으로 돌아온 한 사회초년생이 있다. 문을 열자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반려동물 한 마리 없는 살풍경한 모습. 그런데도 그는 쓸쓸한 기색 없이 의자에 앉자마자 힘들었던 일과를 술술 풀어낸다. 분명 방 안에 아무도 없건만, 누군가 상냥한 목소리로 그 넋두리에 일일이 대꾸한다. 그 주인공은 바로 AI(인공지능)이다. 절대 머지않은, 어쩌면 이미 와있을지 모를 ‘낯익은 미래’ 속 장면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사람이 아닌 AI에게 과외를 받는 지금, 언제 어디서든 AI와 함께라면 무엇이든 가능한 이 시대에 과연 청년들이 성당에 갈까. 더군다나 선뜻 반겨주는 사람도 없는데 말이다. 이런 세상이 온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언론학 박사인 한창현(성바오로수도회 양성위원장) 신부는 6월 27일 사제와 가톨릭 언론인 등이 모인 자리에서 이런 화두를 던졌다. 가톨릭커뮤니케이션협회(회장 강무성)가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연 제24회 가톨릭 포럼 ‘AI 시대 - 미디어 패러다임과 윤리’에서다. 챗GPT 열풍에 힘입어 그야말로 빛의 속도로 진화하는 AI는 인류·언론·교회에 과연 기회가 될까, 아니면 재앙이 될까. 시기적절한 담론을 나누는 장이 주교회의 사회홍보위원회와 서울대교구 매스컴위원회가 공동주최한 이번 포럼이었다.
 

 


이날 첫 발제인 ‘AI 대변혁, 그 혁신적 패러다임 변화’는 「AI 사피엔스」의 저자 최재붕(성균관대 부총장) 교수가 맡았다. AI 딥페이크 연구자 오세욱(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 박사는 ‘AI와 미디어의 랑데부 - 현황과 미래’를, 연세대 겸임교수 강정수(디지털사회연구소장) 대표는 ‘AI가 바꿀 세상?축복인가 재앙인가?’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들 전문가는 대체로 AI 발전이 공포와 견제의 대상이라기보단, 국가와 언론 등에 이로운 미래를 가져올 유망한 기술이자 도구라고 전망했다.

이와 달리 가톨릭적인 관점에서 AI를 조명한 한창현 신부는 ‘윤리적인 측면’을 주목했다. 한 신부는 종합토론에서 “챗GPT와 같은 AI가 발전하면서 사람과의 친밀성과 유대감의 차원이 달라질 것”이라며 “대면 관계의 친밀함이 AI에 의해 대체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인공지능 구조원리 교과서」를 인용한 그는 “인공지능 기술은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기계”라며 “제작한 사람이 어떤 윤리 의식을 갖고 만들었는지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한 신부는 또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여해 AI에 관해 경고한 내용도 언급했다. 아울러 이를 다룬 가톨릭평화신문 기사와 교황의 발언을 요약한 AI 결과물을 비교하며 “중요한 순서대로 나열한 점에서 굉장한 차이를 보였다”고 말했다. 한 신부는 “이는 언론 윤리와 관련해 AI가 정리한 것만 받아들일 게 아니라 가톨릭 입장을 알아야 제대로 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한 신부는 또 “AI를 쓰지 말자는 것도, AI 산업을 막자는 것도 아니다. 다만 종교는 종교의 역할이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떤 말이나 정보가 아니라 존재 자체만이 줄 수 있는 위로와 공감이 있다”며 “온라인 세상에서 어떻게 만나 위로를 하고, 종교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보자”고 말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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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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