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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피습으로 드러난 혐오와 분열, 이대로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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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피습
정치인 혐오가 피습으로 이어져

자극적 기사, 정치적 분열 가속
다원주의, 상대주의적 사회에서

나와 다름 인정하고
통일 아닌 화합과 조화 이뤄야

 

전현희 정치테러대책위원장이 2024.01.08.(월) 국회 본청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당대표 정치테러 대책위 1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정치적 양극화로 인한 혐오와 분열이 우리 사회에서 가속화하고 있다. 용서와 포용의 정신을 통해 갈라진 우리 사회가 화합을 지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새해 벽두부터 야당 대표가 피습당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보고 이동하던 중 지지자 행세를 하며 다가온 김모씨에게 흉기로 목을 찔렸다. 김씨는 “이 대표를 죽이려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밝혔다.

이 대표 피습 사건 직후 국민은 또다시 둘로 갈라졌다. “국민의힘 사주를 받았다”, “자작극이다” 등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하면서 2차 혐오와 분열이 이어졌다. 혐오와 갈라치기가 반복되면서 여야 간 대립이 극에 달하고, 국민 분열이 고조되자 정치권에서도 이같은 정치문화를 지양하고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송재룡 경희대학교 사회학과 특임교수는 “2000년대 이후부터 다원주의적, 상대주의적 성향이 사회적으로 보편화됐다”며 “오늘날 서로 대립하고 투쟁하며 갈등하는 성향이 더 강하고 짙게 나타나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송 교수는 “보다 바람직한 자유민주주의 사회로 가기 위해선 나와 다른 사람을 인정하는 자세가 필수”라며 “도덕적, 윤리적 기준을 바탕으로 옳고 그름에 대해 성찰하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극적이고 양극화를 조장하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미디어의 책임도 크다”며 “미디어도 포용과 화합을 조성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용서와 포용의 상징은 없고, 혐오만 일반화되는 상황에서 혐오의 극단적 형태인 피습 사건이 생중계되고, 또다시 분열되는 일이 되풀이되는 데 대한 자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보편 교회 역사 안에선 혐오를 끌어안고 용서와 인간애를 보인 사건들이 있었다. 성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는 1980년 3월 24일 엘살바도르 산 살바도르의 한 병원 소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하던 중 괴한이 쏜 총에 맞아 선종했다. 비폭력을 주장하며 가난한 이들과 함께했던 로메로 대주교는 서슴없이 폭력을 행사하는 군사정권을 비난하면서 억압받는 이들을 대변하다 극단적 혐오 사회의 희생자가 됐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1981년 5월 13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대중 일반알현 중 튀르키예 무슬림인 메흐메트 알리 아그차에게 피습당했다. 생사를 오갔던 교황은 이후 그를 직접 찾아가 용서하며 교회가 전하는 사랑의 크기를 보여줬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후보 시절 정의와 인권을 중시하는 가톨릭 사회교리를 비판하고, 약자를 옹호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향해 막말을 쏟아냈다. 하지만 교황은 지난해 11월 당선된 그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축하 인사를 건넸다. 그는 교황에게 ‘성하’라 칭하며 기도를 부탁했다.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장 하성용 신부는 “교회가 말하는 일치는 통일이 아니라 조화”라며 “획일적이면 조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성찰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와 다르다고 배척하는 문화는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다름을 인정하는 문화가 우리 사회에 절실하다”고 전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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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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