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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조부모 슬하와 부모 슬하의

[월간 꿈 CUM] 꿈CUM 수필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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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의 창시자 마가렛 미드는 외조모 슬하에서 자랐단다. 그녀는 또래보다 일찍 어른문화 노인세대의 지혜와 경륜에 익숙했단다. 축일(祝日) 준비로 꽃을 사러갈 때도 데리고 가서는 어린 손녀에게 그 축일과 그 실내와 그 자리에 어울릴 꽃을 고르게 했단다. 일상적 대화도 할머니의 언어에 할머니와 동등한 상대로 키워졌단다. 그래서 또래들보다 어른스러웠고, 또래가 모르는 걸 더 알았다고. 그래서 그녀는 문화의 다양성을 연구하는 인류학(文化人類學)을 창시했다. 백인 문화와, 30명도 안 되는 어느 인디언의 문화가 동등한 가치로 인류에게 공헌한다고 이론화했다.

평생 전업 직장인이어서, 내 아이들은 친정 어머니가 키우셨다. 아이들은 한숨을 자주 쉬었다. 어얄고오! 어이구구구! 일어설 때마다 비명도 질렀다. 노래도 - 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라 오너라 - 밖엔 몰랐다. 잠옷을 입자 마자 이불에 엎드려 - 오 - 주님, 나의 주우니임! 하고 기도했다. 그 이유는 알았지만 오히려 더 좋은 걸 많이 배울 거라고 생각했다. 인간의 여러 발달이론에 의하면, 조부모 슬하에서 자란 이들이 젊은 부모만 양육한 이들보다 창의성과 의존성, 정서적 안정감이 더 높다고 했다. 조부모 세대와 자란 아이들은 - 결혼에서 임신 출산 노화 죽음 제사 영혼에까지 - 이승 - 저승에 대한 상상력을 키우며, 인생의 전 과정을 배우게 되지만, 젊은 부모만의 가정에서는 능 
률 위주의 성급함 성취감 단순비교와 가시적 독립적 가치를 더 배워, - 달리기만 하는 인생 - 을, 즉 인생의 절반밖에 못 배운다고. 조부모의 대가족에게서는 주위의 울퉁불퉁한 서로 다른 여러 성격과 인물들을 동시에 고려하는 판단유예, 뒤도 돌아다보는 성찰적, 다중적, 가변적, 복선적, 곡선적 인생을 배우게 된다고, 연구들마다 비교 해석했다.

아이들이 어른문화에 빨리 진입할수록 성숙이 빠르다는데 그렇다고 요즘 조부모 양육세태가 장점만 있는 건 아니지만, 무수한 연구결과는 관용성, 정서적 안정감과 창의성에서는 조부모 양육을 받은 아이들에게 유리하단다. 그러나 의존성은 높단다. 의존성과 정서적 안정성의 상관 때문이다. 한국전쟁 때 정신질환자 수가 놀랄 정도로 적었던 이유도, 조부모 가정 즉 대가족에서 자랐고, 늘 성인들의 보호 거리 안에서 성장한 까닭이라고도 설명되었다. 

조부모보다 완전한 하느님의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도, 비신앙 가정의 아이들보다 창의성 의존성 관용성 정서적 안정감도 더 높지 않을까? 완벽한 부모님이신 하느님이 늘 함께 하신다는 믿음 덕분으로.

노인 퇴출시대가 되어버린 이 시대, 맞벌이가정일수록 교회가 해야 할 몫이 더 많아지고 더 강조되는데 -그노무 입시(入試)라는 경쟁 때문에-.

 


글 _ 유안진 (글라라, 시인, 서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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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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