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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신앙의 보물] <11>교황직의 역사와 직무(하) -신정훈 신부(가톨릭대 성신교정 신부)

주님 섬기고 신자들에게 봉사하는 ''종들의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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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에 있는 베드로 성인 무덤 앞에서 기도하고 있는 교황 프란치스코. CNS 자료사진
교황은 그리스도의 대리자, 베드로의 후계자이며 온 교회의 으뜸이다. 교황을 볼 때 가톨릭 신자들은 자신이 지닌 신앙이 베드로 사도가 예수님으로부터 배워 전해준 신앙에 기초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
 
 교황의 직무

 교황은 무엇보다 전 세계 교회가 하나 되고 일치돼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 세계 70억 인구 중 12억 이상이 가톨릭 신자이고, 그들은 약 3000개의 교구에 나뉘어 살고 있다.

 서울에서의 삶의 형태와 지방에서의 삶의 형태는 차이가 있고 다양한 모습을 보이듯, 언어와 문화가 다른 전 세계 교회 안에는 크고 많은 다양성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전 세계 신자들은 프란치스코 교황 아래 일치해 있다. 교황의 직무는 전 세계 교회의 다양성을 보호하면서 동시에 이 다양성이 교회 일치에 이바지하도록 감독하는 것이다.

 교황은 우리의 신앙이 사도로부터 내려오는 것을 보증하면서 전 세계 모든 신자들에게 신앙을 북돋아준다. 교황의 이 직무는 사람들을 지배하기 위한 것이 아니며, 하느님 말씀보다 우위에 있지도 않다. 교황은 자기 뜻에 따라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성경 말씀과 교회 전승을 따라 주님의 뜻을 대변한다.

 모든 신자와 마찬가지로 교황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교회가 가르치는 신앙을 따르면서 하느님을 섬기고 신자들에게 봉사하신다. 이러한 의미에서 교황은 그레고리오 대교황께서 표현하신 대로 `하느님의 종들의 종`이시다. 이 역할이 올바로 수행될 때 신자들은 그로부터 커다란 선익을 얻게 된다. 교황이 두 번 한국에 방문했을 때 한국교회는 그것을 뚜렷이 느낄 수 있었다.
 
 교황직과 신자생활

 교황이 직무를 수행하는 모습은 2000년 역사에 따라 달랐고 오류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현재도 교황은 로마의 주교로서 전 세계 모든 그리스도인들을 대표해야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가톨릭교회만을 대표하고 있다. 아직까지 동방교회와 개신교에서는 교황의 역할을 완전히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1995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교회 일치를 위한 회칙인 「하나 되게 하소서」에서 현재 가톨릭교회 안에서만 받아들여지고 있는 교황직이 개신교와 동방교회를 포함한 그리스도교 전체 안에서 일치를 위한 직무가 되도록 함께 토론하자고 다른 그리스도교인들을 초대하셨다. 그리고 교황직이 교회 일치에 도움이 된다면 현재의 모습과 다른 모습을 갖출 수 있다고 개방적인 자세를 표명하셨다.

 교황직도 그렇고 교황도 신적이면서도 인간적이다. 예수님께서 제정하셨지만, 교황직을 수행하는 이들은 인간이다. 그래서 역사 안에서 인간적인 오류도 있었고 심각한 문제도 있었다. 중세에 들어서 비로소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베드로 자신이 그러했다.

 베드로는 자신을 제자로 부르시는 주님 앞에서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라고 고백했고 예수님으로부터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 사탄"이라는 꾸짖음도 받았다. 그럼에도 예수님께서는 약한 인간인 베드로를 바위로 선택하시고 그 위에 교회를 지으셨다. 그것은 인간의 힘으로 교회가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오직 그리스도의 힘으로 교회가 살아간다는 것을 보여주시려는 주님의 뜻이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파킨슨병으로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자기의 병든 모습을 보여주며 병자와 노인이 가치가 없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존재요 인간으로 존엄함을 갖춘 하느님의 모상이라는 것을 보여주셨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난한 이들이 우리의 이웃임을 끊임없이 일깨워주신다.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신앙을 강조하시는 교황들 덕분에 우리는 현대에서 신앙생활 하는 데 큰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이다.

 종교개혁을 시작한 루터도 교회를 개혁하기 위해 그런 신앙의 도움을 로마 교황에게 기대했다. 그 기대가 채워지지 않았기 때문에 루터는 교황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개혁교회를 세운 존 칼뱅도 교황직 자체를 부인한 것이 아니라 교황직이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함을 비난한 것이었다.

 그러한 비난은 오늘날 근거를 잃어버렸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교황직이 인간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는 이상 그러한 위험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교황께서 신앙의 보루로서, 또 전 세계 교회 일치의 상징으로서 당신의 직무를 잘 수행하도록 끊임없이 기도해야겠다.

정리=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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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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