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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호 신부의 건강한 그리스도인 되기] ‘내 탓이오’ 기도할 때 혼란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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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요

저는 40대 후반의 여성입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마음이 여리고 남이 생각할 때는 작은 잘못을 해도 크게 죄책감을 느끼는 편입니다. 몇 달 전에는 중학생인 아들이 제가 없는 동안에 밥을 차려 먹다가 주방에서 넘어져 팔이 부러졌습니다. 다친 아들 때문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 저에게 남편은 집을 비운 것 때문이 아니라 아들의 실수 탓이라면서 죄책감이 지나친 것이 제 문제라고 합니다. 저의 죄책감이 정말 지나친 것일까요? 미사에서 ‘내 탓이오’라고 기도할때마다 혼란스럽습니다.



대답입니다

자매님께서 집에 계시지 않았기에 아드님이 다쳤다고 생각하시는군요! 죄책감을 느끼시는 자매님의 모습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남편의 말대로 그런 모습이 지나치다면 심리적으로 그리고 영성적으로 약간의 주의가 필요할 듯합니다.

죄책감의 유무는 심리, 영적 건강의 기준이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싸이코패스’ 와 같은 성격장애자들의 경우에는 자신의 잘못에 대해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면 하느님의 은총과 자비가 필요하지 않기에 영적으로 건강한 사람일 수 없습니다.

고해성사실에서도 용서하고자 하시는 하느님은 계시지만 용서받을 만한 죄인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자기 죄로 여기거나 지나치게 작은 것들까지도 큰 죄로 여기는 ‘부적절한 죄책감’도 문제가 됩니다. 일반적으로 죄책감에는 자신만이 느끼는 주관적인 죄책감과 타인이 봤을 때도 느낄 수 있는 객관적 죄책감이 있습니다. 보통은 이 둘의 크기가 비슷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남의 집 유리 창문을 깼을 때 느껴야 할 주관적인 죄책감은 다른 사람들이 잘못했다고 느낄 수 있는 객관적인 죄책감과 비슷한 수준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못할 때 이는 ‘부적절한 죄책감’ 의 한 형태가 됩니다. 자매님의 경우처럼 자신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죄책감을 느끼는 경우 역시 이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건강한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해서 자신이 의식하지 못한 잘못을 바라보는 것은 유익하지만 위에서 언급된 부적절한 죄책감들은 경계해야 합니다. 사실 요즘에는 자매님처럼 죄책감을 많이 느껴서가 아니라 너무 느끼지 못해서 문제입니다. 그래서 올바른 죄책감 교육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자매님, 아드님이 다친 탓에 죄책감이 들고 앞으로 외출하실 때 많이 조심스러워지실 것입니다. 아들을 보면 안쓰럽고 미안하게도 여겨지실 것입니다. 그런 자매님의 마음을 몰라주시는 남편에게 화가 날 수 있지만 남편께서 자매님께 지적하신 말씀도 유념해볼 만한 내용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부적절한 죄책감은 자신의 존재를 가치 없게 여기거나 불안감이 증가해서 그리고 합리적인 사고의 능력이 약화됨으로써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무엇보다 먼저 자매님께서 적절한 죄책감의 정도에 대해 혼란을 느끼실 수 있다는 점과 관련해서 남편이나 주위에 비교적 합리적 사고의 능력이 있으신 분들의 도움을 통해 그들이 지닌 죄책감과 비교해보시면서 적절함을 찾아가시는 작업을 권하고 싶습니다. 자매님의 자존감과 불안감도 함께 살피시면서 말입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자매님께서 하느님의 선물인 죄책감을 잘 가꾸고 돌보시는 좋은 관리자가 되시길 바랍니다.



※ 문의 : 이메일 info@catimes.kr 을 통해 김인호 신부님과 상담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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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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