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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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호 신부의 건강한 그리스도인 되기] 환시체험, 진정 하느님께로부터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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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요

저는 40대 후반 여성으로 영세를 받은 후 5년 정도 후부터 기도할 때나 꿈속에서 하느님께로부터 메시지를 듣거나 환시를 보게 됩니다. 특별히 중요한 결정 순간이나 어려움이 있을 때는 그런 경우들이 많아지고 점점 집착하게 됩니다. 부러워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 자신은 2년 정도 이런 체험들이 이어지면서 메시지와 환시의 내용을 실천하기가 부담스럽게 느껴집니다. 과연 이것이 진정 하느님께로부터 오는 것일까요?



대답입니다

‘신비체험’을 대하는데 있어서 두 가지의 위험이 있습니다. 첫째는 그런 체험 자체를 무시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내용에만 주목하느라 체험자의 심리적인 차원을 간과하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위험은 본인뿐만 아니라 그 체험에 대한 식별을 담당하는 모든 분들에게 해당되는 것 같습니다. 도움이 아니라 상처를 줌으로써 교회 공동체 안에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교회법이나 교의신학 등 각 분야마다 신비 체험에 대한 식별의 규칙들이 있지만 심리학도 그 체험의 식별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심리학적인 측면에서는 우선 신비 체험이 자매님의 성격, 현실 문제 등과 어떠한 연관성을 지니는가와 이 체험을 통해 자매님의 어떤 욕구가 충족되는지에 주목합니다. 하느님께서 특별한 방식으로 우리의 삶에 개입하실 수 있으시지만 그것이 일상적인 것은 아닙니다. 하느님께서는 현세를 사는 우리에게 합리적 이성을 선물로 주셨고 이를 통해 판단하고 결정하면서 하느님의 뜻을 찾도록 하셨습니다. 건강한 일상과 건강한 신앙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체험을 우리는 진정한 ‘신비체험’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저는 자매님께서 자신의 체험이 어디서 오는 것인가를 묻고 계시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자신이 믿고 싶고, 보고 싶은 대로만 보려는 상황에서는 아무런 도움을 드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실질적인 차원에서는 우선 체험하신 내용들을 글로 기록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10회 정도의 기록을 읽으면서 주제나 내용에 있어서 반복되는 부분을 확인합니다. 아울러 일기를 쓰면서 그날의 현실문제와 일상에서 두드러지게 발견되는 성격적인 부분에 대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많은 경우에 수동성, 의존 경향과 같은 성격요소와 불안 그리고 현실의 문제들이 신비 체험과 직·간접적인 연관성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영적인 측면에서 조언을 드리자면 기도하는 시간에는 감정적인 기도가 되지 않도록 성경을 읽거나 규칙적인 기도 생활에 힘쓰고 당분간 시간은 길지 않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울러 영적체험에 대한 해석과 식별은 개인적인 차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본당신부님께 도움을 청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신앙 선배들은 다음과 같은 식별기준으로 자신의 신앙을 점검하고 성장시켰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면 할수록 하느님의 목소리가 들리고 하느님의 모습이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보이지 않던 이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김인호 신부 (대전가톨릭대·서울대교구 영성심리상담교육원 교수)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4-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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