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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3개국 중 1곳이 종교 박해… 믿음의 자유 곳곳에서 ‘빨간불’

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돕기 ACN 2021 세계 종교 자유 보고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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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N이 발표한 세계 박해 지도. ‘2021 세계 종교 자유 보고서’ 통계에 따르면 196개국 가운데 62개국이 극심한 박해와 차별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ACN 제공



지구촌 196개국 중 62개국이 심각한 종교 박해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돕기(ACN)는 4월 20일 ‘2021 세계 종교 자유 보고서’를 발표하고, 전 세계 인구의 67인 약 52억 명이 종교 자유가 심각하게 침해되는 국가에서 살고 있다고 밝혔다. 62개국 가운데 중국과 북한을 포함한 26개국이 박해가 극심한 지역으로 조사됐으며, 36개국은 폭력과 제도 등으로 심각한 차별을 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3개국 중 1곳이 종교 활동에 전혀 자유가 없는 것이다.
 

ACN은 1999년부터 격년마다 ‘세계 종교 자유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각국 ACN 지부와 전문가들은 국가별 종교 자유도와 박해 정도를 조사, 수집해 지표를 도출해오고 있으며, 이번이 15번째 보고서다. 종교 자유 수준에 따라 ‘박해’, ‘차별’, ‘관찰’ 등으로 분류하는데, 2018년 38개국이 ‘박해’ 또는 ‘차별’하는 나라로 조사된 이후 2년 만에 추가로 24개국이 박해 및 차별 등급에 진입해 종교를 향한 박해가 해를 거듭할수록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 자유도가 최악인 ‘박해’ 등급의 26개국 가운데에는 중국, 인도,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인구가 많은 국가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이곳 ‘박해국’에 사는 국민 40억여 명은 테러, 살해, 분쟁 등을 겪으며 난민으로 전락하는 등 종교의 자유가 전혀 허용되지 않는 지역에 산다. ACN은 박해국을 붉은색, 차별국은 주황색으로 표기했다. 주황색의 ‘차별’ 국가 36개국에는 전 세계 인구의 16인 12억 4000만 명이 산다.
 

ACN은 각국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박해 사건들을 함께 발표했다. 아프리카는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보코하람 등이 마을을 약탈하고 불태우며 민간인을 무참히 참수하는 등 테러를 가하고 있다. 극단주의자들은 초국가적 네트워크를 이루며 아프리카 대륙 54개국 가운데 23개국에서 대량 학살을 일삼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만 무장 단체가 134개에 이르며, 수단은 교회 재산을 몰수하는 등 정부 차원의 보호도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파키스탄 등지에 이르는 종교 발상 지역 또한 비이슬람교도들에 대한 차별법과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 터키 당국은 정교회 성당으로 운영되던 성 소피아 대성당을 이슬람 사원으로 전환하며 종교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종교 박해는 아시아 곳곳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가톨릭교회를 인정하지 않고, 이들을 통제하기 위해 갖가지 인공지능 기술과 CCTV를 활용한 감시와 사이버 박해로 종교의 자유를 질식시키고 있다. 인도는 힌두교 민족주의가 극에 달하며 타 종교인에 대한 사회 적대 지수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불교 국가인 스리랑카와 미얀마, 태국에서도 그리스도교와 소수 종교에 대한 혐오감이 매우 강하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2019년 주님 부활 대축일에 스리랑카 성당 3곳과 호텔들을 연쇄 테러해 267명이 숨지게 했으며, 미얀마는 소수 무슬림족인 로힝야족을 공격해 100만 명을 방글라데시 지역으로 내쫓았다.
 

ACN은 군부 쿠데타로 유혈 사태가 이어지는 미얀마 상황에 대해 “군부는 다른 소수 종교인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며 “민간 지도자들이 민주주의의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면, 탄압과 박해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ACN은 북한에 그리스도교 신자가 전체 국민의 0.4, 불교 신자가 1.5 존재한다고 집계했다. 북한 주민들을 통치하는 김정은과 주체사상이 종교 활동과 표현, 집회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하며, 선교사를 ‘흡혈귀’에 비유한다. 북한 정권이 2007년부터 10년 동안 신앙의 자유 침해한 사례가 적게 잡아도 1341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소 120명이 숨지고, 90명이 실종됐으며, 800여 명이 구금된 것으로 집계됐다.
 

ACN은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국가로, 종교 자유 척도를 검증하는 정보를 얻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운 나라”라며 “신격화된 독재 정권이 유지되는 한 종교와 신앙의 자유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종교가 함께하고자 노력하는 모습들도 있었다. 아프리카 부룬디 가톨릭교회는 이웃 종교 공동체를 초대해 국가 분쟁 해결에 참여하고, 평화로운 공존을 위해 워크숍을 주최했다. 케냐에서는 극단주의 단체들의 공격에도 가톨릭 성직자들이 크리스마스 시기에 무슬림들을 위해 성금을 기부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2019년 아랍에미리트를 사목 방문해 가톨릭교회 수장으로는 처음으로 이슬람교 발상지를 방문하고, 수니파 아흐메드 알타예브 대이맘과 종교 간 화합의 새 역사를 쓰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박해로 물든 이라크를 사목 방문해 무슬림 지도자를 만나고, 파괴된 성전을 찾아 기도하며 평화와 화합을 강조했다. ACN은 세계 교회 재건과 박해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150개국에서 6000여 개의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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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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