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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성 소피아 대성당, 모스크 전환 뒤 관광객에 ‘몸살’

2년 전 박물관에서 모스크로 변경성물 보관 욕심에 성당 벽면 등 훼손유네스코, 튀르키예 정부에 대책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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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문화유산 성 소피아 대성당(아야 소피아)이 2년 전 박물관에서 모스크로 용도가 변경된 후 심각한 훼손 위기를 맞았다. 사진은 대성당 외부와 내부 모습. 【가톨릭평화신문 DB】



튀르키예(터키) 이스탄불을 상징하는 세계적 건축물인 성 소피아 대성당이 방문객 급증으로 심각한 훼손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537년 건축된 성 소피아 대성당은 15세기 이슬람 오스만 제국에 의해 콘스탄티노플(이스탄불)이 함락되기 전까지 1000년 동안 이어져 온 비잔틴 문화예술의 정수(精髓) 같은 건축물이다. 대성당은 이슬람 사원(모스크)과 박물관으로 사용되다 2년 전 다시 모스크로 용도가 바뀌었다. 대성당은 터키에서 ‘아야 소피아(성스러운 지혜)’라고 불린다.



비잔틴 종교문화예술의 정수


프랑스 가톨릭 매체 라 크화(La Croix)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일부 몰지각한 방문객들이 대성당 벽을 긁어 거기에서 떨어지는 돌가루를 비닐봉지에 담아가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성물 일부를 개인적으로 보관하고 싶어하는 욕심에서 비롯된 문화재 훼손 행위다. 6월 말에는 조각품 일부가 육중한 청소기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떨어져 나갔다. 출입구 문에 어떤 기운을 불어넣는 야릇한 의식을 치르는 사람도 눈에 띈다.

또 한 달간 금식하는 라마단의 끝을 알리는 ‘이드 알피트르’ 축제 같은 큰 행사가 열리는 날이면 하루 최대 10만 명이 운집한다. 야야 소피아 측은 이슬람 예식이 거행되는 날이면 ‘전능하신 그리스도’ 모자이크를 비롯해 유명한 그리스도교 성미술품을 대형 장막으로 가려놓는다. 성미술품을 완전히 가리거나 철거하지 않는 이유는 관광객을 위해서다.

박물관을 모스크로 바꾸는 것은 이슬람교도들의 오랜 요구 사항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요구는 세속주의적 정교분리 원칙을 고수하는 야당의 반대에 막혀 관철되지 않았다. 2년 전의 용도 변경은 법원이 내린 결정이지만, ‘제2의 오스만’을 꿈꾸는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막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려했던 오스만 제국의 정서를 자극해 보수층과 민족주의 세력을 규합하려는 ‘정치적’ 계산이었다는 것이다. 법원 결정 이후 아야 소피아는 콘스탄티노플 정복(1453년)을 기념하는 초대형 행사의 무대 배경으로 사용되고 있다.

La Croix는 “방문 인원 제한과 문화유산 관리는 통제 불능 상태”라고 밝혔다. 건축가이자 역사복원 전문가인 예네프 아운베이는 “문제의 근본 원인은 모스크로 개조한 후 방문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데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문 인원을 제한하고, 경비 인력을 늘려 입구에서부터 관리 통제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 “성 소피아 대성당 생각하면 마음 아파”


용도 변경 추진 당시 그리스도교와 각계각층의 우려가 적지 않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소식을 듣고 “성 소피아 대성당을 생각하면 마음이 매우 아프다”고 말했다. 세계교회협의회(WCC)는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오래된 적대와 배척, 분열을 피하고 상호이해와 존중이라는 목적을 위해 결정을 재고하라”고 촉구했다. 튀르키예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오르한 파묵은 “세속주의 성향의 터키인 수백만 명이 이에 반대해 울고 있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울려 퍼지지 않는다”고 통탄했다.

유엔 기구 유네스코(UNESCO)는 최근 세계문화유산인 아야 소피아의 보존을 위해 적절한 대책을 세우라고 정부 당국에 권고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위원회가 6월 말 러시아에서 개최되는 연례회의에서 이 문제를 다룰 예정이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회의는 연기된 상태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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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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