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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칼럼] (147)석탄 아닌 청정에너지 정책으로 나아가야/셰이 컬린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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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이후 새해가 밝았다. COP28에서는 미래의 지구 기후는 화석 연료 산업의 자본과 이를 지지하는 국가 지도자들의 손에 달렸다는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을 확인했다. 이들의 힘은 너무도 막강해 최종 합의문의 주요 문구 중 하나인 화석 연료의 ‘단계적 퇴출’(phasing out)을 ‘멀어지기 위한 전환’(transition away)으로 바꿨다.

많은 이들이 이에 반대했지만, 결국 대표단은 ‘화석 연료’가 문구에 포함됐다며 역사적 성과라고 에둘렀다. 그들은 “화석 연료 시대의 종말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지난 27번의 회의에서 ‘단계적 퇴출’은 논의되지도 않았다.

화석 연료는 전 세계 산업에서 사용되는 전기를 생산하기 위한 주요 원천이다. 화석 연료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 이 이산화탄소는 기후온난화와 갈수록 치명적이 돼 가는 기후변화를 일으킨다.

과연 COP28이 화석 연료 시대의 종말을 불러올까? 그렇지 않아 보인다. 논의했던 약속은 강제성이 없다. 화석 연료 기업의 립서비스일 뿐이다. 석유 기업과 산유국들이 정치적 그리고 경제적 힘의 원천인 석유로 생기는 부에서 ‘멀어지기 위한 전환’에 나선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 보석상에게 다이아몬드를 하나씩 바다에 빠뜨리라고 요구하는 것과 같다. 그들에게는 돈이 중요하다.

기후변화 운동가와 환경 및 기후 학자들은 향후 30년 동안 기후 재난이 닥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1℃면 해양과 대기, 육지를 데우기에 충분하며, 과거 1~2℃ 떨어져 지구에 소(小)빙하기가 오기도 했다. 유엔 세계기상기구는 2023년 기온이 산업혁명기 이전 보다 1.4℃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해는 지구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였다. 이는 무정한 정치인과 화석 연료 산업의 재벌들이 화석 연료에서 멀어지려는 시도를 막았기 때문이다. 그들의 경제적 생존은 여기에 달려 있다.

지구를 지키려는 기후행동가들에게 이것은 생존의 문제다.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저항하고, 정부에 화석 연료의 단계적 퇴출을 적시한 법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하는 것뿐이다. 2년 전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에서는 각국 정부에 화석 연료 기업들에게 보조금 지금을 멈출 것을 요청했다. 당시 화석 연료 기업들은 로비를 통해 최종 합의문 문구를 ‘보조금 중단’에서 ‘현금 보조금 축소’로 바꿨다.

이후로 석유 산업에 지원된 보조금 액수는 2조 달러에서 7조 달러로 증가했다. 중국에서만 2.2조 달러가 보조금으로 지급됐다. 대부분의 산유국들이 그렇게 했다. 최종 합의문 문구를 살짝 조정했을 뿐인데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 위선과 총체적 모순의 행위다. COP28은 그저 “이렇게 말하고 반대로 행동하는” 세계의 실험대가 됐고, 화석 연료 산업은 수십억 달러의 은행 잔고를 추가했다.

보통 사람들은 이러한 부패한 거래 때문에 기후온난화가 심해지고, 이로 인해 자신들과 자신들의 가정, 자신들의 재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잘 깨닫지 못하고 있다. 지난 28차례의 COP 회의는 기후온난화를 야기하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지 못했다. 오히려 1990년 이후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60 이상 증가했다. 지난 2022년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71.5억 톤이었다. 2023년에는 1.1 증가한 375.5억 톤으로 예상된다.

기후재난의 빈도가 늘어나고 그 강도도 커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기온이 높아지고 있으며, 가뭄과 태풍, 홍수, 폭설, 산불들이 늘고 있다. 생물다양성 파괴로 식량 생산량도 크게 줄고 있으며, 많은 곤충과 동물 종이 멸종되고 있다.

필리핀은 태양과 바람, 지열, 수력발전, 바이오매스 등 재생 에너지 생산에 이상적인 환경을 갖고 있지만, 기후재난 지역에 속해 있다. 국민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전기를 쓸 수 있도록 필요한 재생 에너지 생산 설비를 갖출 필요가 있다.

필리핀에서는 현재 청정에너지 지원 계획(Coal to Clean Credit Initiative, CCCI)에 따라 재생 에너지 생산 설비를 늘리고 석탄발전소를 폐쇄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 계획은 전문가와 아얄라의 ACEN 에너지 그룹이 진행하고 있고, 록펠러재단과 싱가포르 통화청의 지원을 받고 있다.

ACEN이 곧 필리핀에서 CCCI를 통한 세계 첫 프로젝트 수행을 진행하길 바란다. 필리핀에서 청정 재생 에너지 생산이 3배 이상 증가하길 기대한다.

셰이 컬린 신부
1974년 필리핀 올롱가포에서 프레다 재단을 설립해, 인권과 아동의 권리, 특히 성학대 피해자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또한 아시아가톨릭뉴스(UCA News) 등 아시아 지역의 다양한 언론에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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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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