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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사진 에세이 길] 키 큰 나무 사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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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큰 나무 사이를 걸으며 나는 울었다.

내가 너무 작아서, 내가 너무 약해서,

키 큰 나무 숲은 깊고 험한 길이어서.



키 큰 나무 사이를 걸으며 나는 웃었다.

내 안에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고 강하고 고귀한 내가 있었기에.



키 큰 나무 사이를 걸으며 나는 알았다.

키 큰 나무 사이를 걸어온 사람이

키 큰 나무 숲을 이루어간다는 걸.



‘키 큰 나무 사이를 걸으니 내 키가 커졌다.’



박노해 가스파르(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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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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